질 좋은 영양공급은 사실 모든 인간에의 생명에 중요한 요소이다. 잘 먹어야 힘이 날 것이고 몸을 회복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소모성 질환경과를 걷게 되는 루게릭병 환자의 생존에도 가장 중요한 예후 인자 두가지를 꼽는다면 단연 영양공급에 기인한 체중관리(체중과 체질량지수, BMI)와 호흡능의 안정적인 유지를 꼽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루게릭병 환자들(70~95%)이 체중과의 싸움에서 자주 밀리고 있다. 본원 입원 당시 루게릭병 환자들의 체질량지수는 20이하인 경우(저체중시사소견)가 많다.
루게릭병의 경우 아직 완치제라고 할 만한 강력한 신약은 사실 아직까지는 존재하지 않기에 더더욱 영양공급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체중, 체질량지수, 체내 지방비율 등은 루게릭병의 예후인자로 입증이 된 중요한 인자인 만큼 금일 영양공급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물론 환자분들의 가장 많은 질문사항인 약물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내용은 많다. 릴루텍(성분명:Riluzole)이라고 하는 루게릭병의 수명을 3~6개월 연장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안타까운 약제만 승인되던 때가 있었다. 최근 라디컷(성분명:Edaravone)이라는 주사제도 개발되어 사용 중이고 국내의 경우 뉴로나타-알주사제의 임상3상 실험이 5개 임상시험센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신약들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30여가지의 약제들이 국외 임상실험중에 있다. 또한 다양한 항산화제를 비롯한 영양제류의 병용도 시도되고 있다. 이부분은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오늘은 우선 영양공급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유지할 것인가에 집중해보자.
루게릭병 환자군의 경우 영양공급을 충분히 유지하는 것은 크게 먹는 문제와 소화시키는 문제, 식사욕구가 함께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삼킴기능저하(연하장애)는 구마비로 시작하는 환자군이던지, 팔다리에서 운동위약이 시작하는 환자군이던 간에 모두 중요한 문제이다. 연하곤란이 진행되면 아무래도 식사가 조심스러워지고 식사하는데 시간이 더 걸리고, 식이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식사량이 줄게 된다. 이때 연하개선제를 사용하여 질식이나 흡인을 방지하면서 액체류의 섭취도 병행하곤 한다. 그러나 조금 더 진행되거나 소량섭취가 반복되다 보면 체중이 감소하고 증상은 악화된다. 결국 질식이나 흡인이 더 빈번하게 일어나게 되면서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고, 호흡에도 부담을 줄 수 있어 경관식(코나 위를 통하여 관 삽입을 통하여 영양공급을 하는 방법)을 통해 영양공급을 많이들 하고 있다. 경관급식은 통상적으로 흡인, 질식이 생기는 시점, 예측폐활량이 50%까지 떨어지는 시점, 체중이 5~10%선이상으로 감소할 때 권장하고 있다. 다만 루게릭병 환자들은 식이량 확보가 어려워지면 언제라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안그래도 먹기 어려운 상황에 루게릭병 환자들 가운데 다수는 질환의 경과 가운데 과대사량 소모경향을 가지고 있다. 영양공급요구량은 전보다 결코 줄지 않았는데, 오히려 늘었는데 식사량이 줄어간다면 당연히 체중은 줄게 될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다이어트에서도 그렇듯 단순히 금식, 저열량식을 다이어트를 지속하는 경우 지방중심으로 체중이 감소하기보다, 근육중심으로 체중이 먼저 감소하게 되는 것처럼 루게릭병 환자들도 근손실이 가속된다. 시간경과에 따라 심한 환자들은 아프리카의 어린 기아환자군과 같이 갈비뼈가 도드라지고 누워있을 때 배가 등과 달라붙을 정도로 심한 전신 영양결핍 상태로 전개되기도 한다. 집에서 잘 드셨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지 않지만 잘 먹었는데도 빠졌다고 언급하는 환자분들도 많다. 안 그래도 식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더 먹어야 하는 상황은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사진제공: 로뎀요양병원
식사를 잘했다는 분을 만나기 힘든 이유는 단지 식이곤란 때문만은 아니다. 식욕중추도 작동이 서툴어지고 위장소화도 떨어지고 위장내 호르몬의 분비도 감소한다. 굶어가는데 식욕이 더 떨어져 가는 역설가운데 정상적으로 체중이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본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체중증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루게릭병 병리기전의 진행으로 발생한 근손실도 있지만 만성적인 저열량식이(800~1200kcal/day)를 반복하다가 체중감소로 인해 근손실이 있던 사례도 종종 보게 된다. 이 경우는 일일섭취 칼로리를 늘려가는 프로그램(1800~2800kcal/day)을 통하여 5~15kg가량 체중을 증가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는 매우 정교한 노력이 필요하다. 장내포만감을 줄이면서 칼로리섭취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고지방, 고단백식이, 칼로리공급에 있어서 경구 환자들에 있어서도 일일 4~5식을 권하고 기본식사에 추가로 단백질 보충분말, 초유단백질액상제, 두유, 우유, MCT오일, 아보카도오일등의 병용을 권한다. 적은 부피로 많은 열량을 확보할 수 있는 칼로리 농축식품을 섭취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심한 연하장애가 아니라도 경구섭취로 요구되는 칼로리보충이 매일 1500~1600kcal만큰 유지하기 어렵다면 비위관, 위루관 경관식의 병용도 권장한다. 경관식 내용물의 경우에도 경관식의 방식은 일반식, 고단백식, 화이바식, 당뇨식등 영양성분의 다양한 구성비에 따라 다양한 제품들이 만들어져 있는데 환자에게 최적화가 될 수 있는 방식을 찾아가야 한다. 보통 고단백식을 일부 포함할 것을 권한다.
입원하게 되는 환자분들중에는 경관식으로 그냥 넣는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일일 섭취량이 800kcal밖에는 더 섭취하지 못하겠다고 호소하시는 분들도 종종 보게된다. 소화, 장내포만감, 호흡불편감도 문제인 것이다.
사실 어렵게 사래 걸리지 않고 위장에 도착한 음식물이지만 섭취한 음식량의 소화문제도 만만치 않다. 들어가는 동안 어렵게 잘 들어갔지만 장운동도 근육운동인지라 장운동도 느려지고 소화능도 저하된 경우가 많기에 복부불편감을 주고 숨쉬기도 힘들어 하는 환자들에게 많은 식이량 증가는 더 식이를 회피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경관급식의 투여시 위장이 빈상태에서 영양액을 주입하기 전후 상체는 30~50도가량 올린 상태에서 경관식을 20~30분에 걸쳐 주입하고 내용물이 위에서 소장, 대장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소화될 수 있도록 30분이상 자세를 유지하도록 권장한다. 다만 필요시 1시간 가량 유지해야하는 환자군의 경우에는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아서 엉덩이로 하중이 모두 쏠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장운동 개선을 위하여 복부마사지, 복부보온을 병행할 수도 있고 장운동 개선을 위한 소화제와 소화효소제, 유산균의 사용을 통해서 증가시켜 볼 수도 있다.
짧게 글을 적어 정리하다 보니 사실 세세한 언급이 필요한 다양한 사례들을 아쉽게 글에는 남기지 못한 것이 많이 생각난다.. 식사량과의 싸움을 성공적으로 잘 이루어 간다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겨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루게릭병 환우분들의 영양과의 싸움에서 건승을 기원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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