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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먼지진드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양민석 교수의 '알레르기 질환'

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양민석 교수

지난 연재에서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인 천식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연제부터는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 그 중에 일반적으로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환경관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환경관리는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실천하기가 힘들고 또 특히 바쁜 진료 현장에서 직접 알려드리기가 힘든 부분이 있어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정보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환경관리’라는 것은 다시 말하면 1) 나에게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 그리고 2) 나의 질병을 악화시키는 악화인자를 피하는 것입니다. 우선 원인 물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흔한 알레르기 원인물질은 크게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곤충이나 동물 등이 있고 그 외에 음식물 등이 있습니다.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곤충/동물은 일반적으로 공기 중에 떠있다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오나 직접 눈 점막 등에 접촉하여 작용하기 때문에 ‘흡입성 항원’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집먼지진드기의 관리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집먼지진드기는 거미강(綱)에 속하는 동물로 거미처럼 여덟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주로 사람의 피부 각질, 집 안의 먼지 등을 먹고 삽니다. 집먼지진드기는 매우 작아서 아무리 눈이 좋은 사람이라도 맨눈으로 집먼지진드기를 관찰할 수는 없습니다. 집먼지진드기는 그 자체로는 인체에 아무런 해를 주지 않지만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집먼지진드기가 사람 몸에 기어들어가서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먼지에 섞여 있는 집먼지진드기의 ‘배설물’이 어떤 이유로 해서 공기 중에 뜨게 되고 이것이 사람이 숨을 쉴 때 코나 기도로 들어오거나 눈 점막에 붙어서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집먼지진드기 배설물은 침대나 천 소파에 앉는 정도의 가벼운 행동에 의해서도 공기 중으로 날아가게 되고 한 번 날아가면 30분 이상 공중에 떠있게 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번 날아간 집먼지진드기의 배설물은 커튼이나 카펫에 내려 앉아 있다가 다시 부유할 준비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바닥과 가까운 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므로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카펫 등을 제거하는 것은 알레르기 질환의 관리 측면에서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말씀을 드리면 특히, 주부 9단 정도되시는 아주머니들께서는 ‘내가 집을 얼마나 깨끗하게 해놓고 사는데…’라고 하시면서 못 미더운 눈빛을 보내십니다. 하지만 집 안에 집먼지진드기가 얼마나 많이 사는지는 청소를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집먼지진드기의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온도와 습도입니다. 집먼지진드기는 공기 중에 있는 수증기에서 물을 직접 흡수하는데 상대습도가 75~80% 정도될 때 가장 잘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주변 온도에 상당히 민감합니다. 일반적으로 집먼지진드기는 25’C 정도에서 가장 잘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집 안의 집먼지진드기 수를 줄이고 싶으면 온도를 그 이하로 낮추고 가급적 습도를 낮추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알레르기 질환자가 있는 집에는 온/습도계를 설치하는 것이 권장되며 일반적으로 추천되는 온도는 18~21’C, 상대습도는 40~60% 정도가 됩니다.

그 외에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진드기 차단 커버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마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아이들 두신 부모님이라면 한 번쯤을 들어보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진드기 차단 커버를 사용하면 진드기 항원에 노출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드기 차단 커버를 설치할 때는 매트리스, 베개, 이불에 모두 설치를 해야 하며 만약 방에 침대가 하나 이상 있다면 모든 침대에 진드기 차단 커버를 설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트리스에만 설치를 해도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게 해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또 커버를 사용할 때는 제품설명서에 따라 정기적으로 세탁해야 합니다. 집먼지진드기 살충제를 사용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지만 집먼지진드기가 죽어도 배설물은 남아 있기 때문에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하는 것과 같이 배설물을 씻어내는 방법을 병행해야 합니다. (진공청소기로 살아있는 집먼지진드기 자체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커버나 살충제를 사용하기 힘든 경우에는 베개와 침구를 매주 55’C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집에 있는 카펫은 없애는 것이 좋고 소파 같은 경우에는 천 소파보다는 가죽소파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커튼도 가급적 물세탁이 가능한 것을 이용하던지 혹은 버티컬블라인드를 다는 것이 좋습니다. 천으로 만든 인형도 가급적 없애면 좋지만 아이들이 인형을 너무 좋아해서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인형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55’C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해야 합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인형을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실에 3~4시간 넣어두는 방법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진드기는 죽지만 배설물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배설물은 따로 씻어 내야 합니다.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에는 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 고효율 미립자 에어 필터) 필터라는 고성능 필터가 달려 있는 청소기를 사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진공청소기를 이용해서 집먼지진드기 항원을 더 효과적으로 공기 중에 퍼뜨릴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가장 중요한 알레르기 원인물질인 집먼지진드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의 관리에 있어서 환경관리는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적절한 환경관리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부분이 없고 의료진의 관심도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오히려 이런 점을 이용하여 근거 없는 방법으로 환자분들을 현혹하는 얄팍한 상술이 난무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제에서 다룬 것과 같이 실내의 온/습도만 조절해 주어도 다른 방법보다 효과적으로 집먼지진드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알레르기 질환에 있어서 환경관리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환경관리만으로 알레르기 질환을 조절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고자 :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양민석 교수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양민석 교수의 '알레르기 질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소개 및 알레르기 원인 물질의 관리 등의 내용을 알아봅니다.

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양민석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석사
서울대학교 병원 인턴 및 내과 레지던트 수료
서울대학교 병원 알레르기 내과 전임의 수료
현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진료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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