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결혼식에 너무 행복했을 뿐인데”… 60대 女, 응급실 실려 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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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결혼식을 보고 극도의 기쁨을 느낀 뒤 ‘해피 하트 증후군’을 진단받은 65세 여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쁨과 행복 같은 긍정적인 감정은 일반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드물게는 지나치게 강한 기쁨이 심장에 큰 부담을 줘 심장마비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딸의 결혼식을 치른 뒤 극도의 기쁨을 느낀 60대 여성이 불과 사흘 만에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실려 간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 오션대학 메디컬센터와 메릴랜드대, 요르단 킹 압둘라대병원 공동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종례 보고에 따르면, 한 65세 여성은 딸의 결혼식에 참석한 지 사흘 만에 극심한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느껴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처음에 심전도 검사와 혈액 검사에서 심근 손상을 시사하는 소견이 나타나 급성 심근경색을 의심했다. 그러나 관상동맥 조영술 결과, 혈관이 막힌 곳은 발견되지 않았다. 심장 MRI(자기공명영상) 검사에서도 심근경색이나 심근 섬유화 소견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좌심실 끝부분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모습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그를 타코츠보 증후군(스트레스성 심근증)의 일종인 ‘해피 하트 증후군(Happy Heart Syndrome·HHS)’으로 진단했다.

◇극심한 기쁨도 심장에 스트레스
해피 하트 증후군은 타코츠보 증후군의 드문 유형이다. 가족의 사망이나 이혼처럼 극심한 슬픔이나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브로큰 하트 증후군(Broken Heart Syndrome)’과 달리, 결혼식이나 출산, 오랜만의 재회처럼 매우 기쁜 일을 겪은 뒤 발생한다. 연구팀은 정확한 발생 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긍정적 감정으로 카테콜아민 등 스트레스 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심장에 일시적인 기능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은 심근경색과 증상이 매우 비슷해 구별하기 쉽지 않다.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심전도 변화와 심근 경색 여부를 확인하는 트로포닌 수치 상승도 동반될 수 있다. 하지만 관상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심근경색과 달리 혈관에는 이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조기 진단하면 대부분 회복 가능
해피 하트 증후군은 비교적 드문 질환이다. 연구에 따르면 심근경색이 처음 의심됐지만 관상동맥이 정상인 환자의 약 1~3%가 타코츠보 증후군으로 진단되며, 해피 하트 증후군은 타코츠보 증후군 환자 가운데 약 4.1%를 차지한다.

다행히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심장 기능이 회복된다. 이번 사례의 여성도 약물 치료를 받은 뒤 추적 관찰에서 좌심실 박출률이 35%에서 56%로 회복돼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심근경색처럼 보이더라도 관상동맥이 정상인 경우에는 타코츠보증후군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례는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발행하는 의학 학술지 ‘Oxford Medical Case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