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담 줄어드나… 위고비가 직원들 ‘병가’까지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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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계열 약물이 직원들의 병가를 줄여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GLP-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가 근로자들의 장기 병가를 줄여 기업과 정부의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높여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쓰이는 약물이다. 국내외에서 ‘오젬픽’, ‘위고비’ 등의 제품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BER) 연구에 따르면 연구팀은 덴마크의 근로자·의약품 사용 전국 행정 자료를 바탕으로 30~59세 근로자를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한 사람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30일 이상의 장기 병가를 사용할 가능성이 약 1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약물 복용 후 응급실 방문이 줄어들고 심혈관 계열 약물 처방이 감소한 점을 들어 장기 병가 감소에는 심혈관·대사 건강 개선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서도 2형 당뇨병 환자가 GLP-1 계열 약물을 투여받았을 때 주요 심혈관 사건(MACE) 위험이 26% 감소했으며, 특히 뇌졸중 위험은 39%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병가 감소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분석됐다. 근로자의 병가가 줄면서 기업과 공공 재정의 비용 절감 효과는 취업자 1인당 연간 임금의 약 1.5% 수준으로 추산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평균 약 866달러(약 130만 원)에 해당한다. 반면 4년간의 추적 관찰에서 근로자 개인의 총소득이나 고용률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덴마크의 경우 질병 휴직 중에도 임금이 대부분 보전되는 복지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 병가 감소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근로자 개인보다 기업과 정부에 더 크게 돌아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덴마크의 병가 제도에 따른 결과일 뿐, 병가 보장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GLP-1 약물의 효과가 제한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 공동 저자인 조나단 장 미국 듀크대 교수는 “덴마크처럼 병가 제도가 관대한 나라가 아닌 곳에서는 아파도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채 일하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GLP-1 약물이 몸이 아픈데도 출근해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이른바 ‘프리젠티즘(presenteeism)’을 줄인다면 기업의 생산성과 근로자의 업무 성과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 대상이 초기 GLP-1 계열 약물 사용자였고, 약 84%가 당뇨병 환자였다는 점에서 결과를 일반 대중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약물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 만큼, 비만이나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전미경제연구소가 발간한 워킹 페이퍼(Working Paper) 형태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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