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히 걷는데 '염좌'? 방치했다간 관절염까지…

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름 휴가철에는 익숙하지 않은 산길이나 미끄러운 계곡·워터파크 바닥에서 발목을 접질리는 사고가 잦다. 문제는 발목을 ‘삐끗’한 뒤 걸을 수 있다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다. 통증이 줄었다고 손상된 인대와 발목 기능이 모두 회복된 것은 아니어서, 제대로 치료하고 재활하지 않으면 발목이 반복적으로 접질리는 만성 불안정증을 거쳐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걸을 수 있어도 ‘발목 염좌’일 수 있어
발목 염좌는 발목을 지지하는 인대가 과도하게 늘어나거나 찢어진 상태다. 대부분 발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발목 바깥쪽 인대가 손상되며, 손상 정도에 따라 단순히 늘어난 경우부터 부분·완전 파열까지 다양하다. 통증과 부종, 멍, 움직임 제한 등이 주요 증상이다.

특히 발목을 다친 뒤에도 걸을 수 있다고 해서 가벼운 부상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체중을 싣고 걷기 어렵거나 복사뼈 주변을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있고, 부종과 멍이 빠르게 번지거나 발목 모양이 달라졌다면 골절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엑스레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김우섭 교수는 “발목을 접질린 뒤 통증이 조금 줄었다는 이유로 회복됐다고 생각하는 환자가 많지만, 통증이 줄어든 것과 손상된 인대의 기능이나 발목의 균형 감각이 회복된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통증 줄었다고 바로 운동 복귀하면 안 돼
부상 초기에는 냉찜질과 압박, 다리 올리기 등으로 통증과 부종을 줄이고, 손상 정도에 따라 보조기를 착용하는 등 치료가 필요하다. 이후 통증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관절운동을 시작하고 발목 근력과 균형 감각을 회복하는 재활을 진행해야 한다.

가벼운 염좌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회복되지만, 통증이 줄었다고 곧바로 운동이나 등산에 복귀하면 재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한 발로 서기, 불안정한 지면에서 균형 잡기 등 기능 회복 훈련을 충분히 해야 한다.

재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발목이 반복적으로 접질리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불안정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관절 연골이 손상돼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목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발목 염좌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데 있지 않다”며 “다시 걷고 뛰며 운동할 때 발목이 흔들리지 않도록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까지가 치료”라고 했다.

◇심하게 접질렸다면 골절 여부 확인해야
발목을 심하게 접질렸을 때는 골절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발목은 체중이 집중되는 관절인 만큼 골절이 발생하면 뼈뿐 아니라 관절면과 발목 정렬까지 정확하게 회복해야 장기적인 통증과 관절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골절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골절 형태와 관절면 손상, 발목 정렬, 인대와 연골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부종이 심한 경우에는 골절을 먼저 맞추고 부목으로 고정한 뒤 피부 상태가 안정될 때까지 수술을 미루기도 한다.

해외여행 중 발목을 다쳐 응급처치만 받았거나 다른 의료기관에서 골절 진단을 받은 경우에도 며칠이 지났다고 치료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기존 엑스레이나 CT 자료를 가지고 의료기관을 찾아 골절 상태와 피부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발목 골절은 수술이 끝나는 순간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이 시작된다”며 “환자의 손상 정도와 활동 수준에 맞는 재활을 통해 다치기 전의 생활과 스포츠 활동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휴가철 발목 부상을 예방하려면 워터파크나 해변에서는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아쿠아슈즈를 신고, 산행 시에는 발목 지지력이 충분한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활동 전 충분히 몸을 풀고 피로가 심한 상태에서는 무리한 산행이나 운동을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