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통증 치료에서 조직 회복까지…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관절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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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센트럴병원 정형외과 병원장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활동적인 삶을 유지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자기 관절을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가 치료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손상된 관절의 통증을 줄이거나 기능이 저하된 관절을 교체하는 치료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가능한 본인의 관절을 오래 보존하고 기능을 유지하는 방향까지 함께 고려한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연골의 특성이 있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조직으로, 손상이 진행될수록 연골이 닳고 관절면끼리 마찰이 증가하면서 관절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초기 손상 단계부터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그에 맞는 치료로 관절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무릎관절증 진료인원은 2024년 약 898만 명으로, 10년 사이 24.2% 증가했다. 특히 60대 이상 환자 비중이 같은 기간 73.3%에서 80.9%로 높아졌다는 점은 고령화와 함께 관절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연골 손상은 운동 중 부상이나 낙상, 반복적인 관절 사용 등으로 젊은 층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하며, 앞으로 관절을 사용할 시간이 긴 젊은 환자일수록 현재의 손상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절 기능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 같은 인구․사회적 변화에 맞춰 정형외과 치료에 적용되는 의학기술도 꾸준히 발전해 왔다. 기존의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을 위한 치료에 더해,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함께 고려하는 다양한 치료기술이 임상에 활용되면서 환자의 연령과 활동량, 손상 정도에 맞춘 보다 세분화된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자기 관절을 오래 쓰기 위한 비수술 치료의 확대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거나 자기 관절을 보존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다양한 비수술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과거부터 사용돼 온 히알루론산 주사는 지금도 초기 퇴행성관절염의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활용된다. 여기에 조직의 회복을 돕는 DNA 주사, PRP 주사, 증식주사치료,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농축액(SVF) 주입술 등 다양한 치료가 임상에 적용되면서 환자의 상태에 맞는 보다 정교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DNA 주사는 연어 유래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를 이용해 손상된 조직이 회복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치이며, PRP 주사는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성장인자가 풍부한 성분을 분리해 병변 부위에 주입함으로써 조직의 치유 반응을 활성화한다. 증식주사치료는 고농도 포도당 등을 이용해 인대와 힘줄의 자연 치유 반응을 유도하며,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농축액(SVF) 주입술은 환자 자신의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세포 성분을 추출·분리해 손상 부위에 주입함으로써 조직 회복을 돕는 치료다.

이러한 다양한 치료 기술이 활용되면서 과거라면 수술을 우선 고려했을 일부 환자에서도 관절 상태와 손상 범위를 면밀히 평가한 뒤 비수술 치료를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는 경우가 늘었다. 특히 장기간 일을 쉬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활동량이 많은 환자에게는 자기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치료 방향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각각의 치료는 사용하는 성분과 작용 방식, 적용 대상이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손상 원인과 범위, 손상된 조직의 종류, 환자의 연령과 활동량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침습 수술과 재생의학이 넓힌 수술 치료의 가능성
물론 모든 연골 손상을 비수술 치료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골 결손이 진행됐거나 손상 범위가 넓어 관절 기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적절한 시기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의 수술 역시 단순히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거나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소침습 수술과 재생의학 기술을 접목해 자기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가 동종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치료인 카티스템이다. 카티스템은 퇴행성 변화나 반복적인 외상으로 무릎 연골 결손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손상 부위에 동종줄기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과 재생의학 기술을 접목한 치료법으로,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고 관절 기능 개선을 목표로 시행된다.

반면 관절 손상이 광범위하게 진행돼 더 이상 자기 관절을 보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인공관절치환술이 가장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인공관절 역시 수술 기법과 임플란트 기술의 발전으로 기능 회복과 내구성이 더욱 향상됐으며, 무릎은 물론 어깨, 고관절, 팔꿈치, 손목, 발목 등 다양한 관절에서도 전치환술과 부분치환술이 시행되고 있다.

다만 치료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최신 치료가 모든 환자에게 정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연령과 활동량, 손상 정도, 앞으로 관절을 사용해야 할 시간을 함께 고려해 가장 적합한 치료를 가장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 진료 환경과 함께 의료진의 임상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첨단 치료기술 역시 이러한 기반 위에서 적용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칼럼은 이재훈 센트럴병원 정형외과 병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