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소리없는 뼈 도둑' 고위험 골다공증, 골형성촉진제 치료가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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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병원 내분비내과 김미숙 진료과장
5년 전 손주를 돌보던 중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골다공증성 골절' 진단을 받은 60대 후반 여성 김 씨. 이후 김 씨는 뼈 건강을 되찾기 위해 6개월마다 골밀도 개선 주사를 맞으며 꾸준히 치료를 이어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골밀도가 회복되는 속도가 너무 더뎌 고민이 깊어졌다. 그러던 중 유사한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눈에 띄게 상태가 호전된 친구로부터 특정 골다공증 약을 추천받았다. 김 씨는 주치의에게 "친구와 같은 효과적인 약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으나, 뜻밖에도 의사는 "환자분에게는 이 약을 추천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김 씨는 "나도 뼈도 부러졌었고 골밀도 수치도 더 낮은데, 왜 친구가 효과를 본 더 좋은 약제를 쓸 수 없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가장 큰 문제는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는 통증이나 외형적인 변화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질환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뼈가 부러진 후에야 질환을 발견하게 돼 '소리 없는 뼈 도둑'이라 불리기도 한다. 질환이 진행되면 척추 뼈가 미세하게 가라앉으면서 키가 줄어들거나 허리가 굽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 혹은 침대에서 일어나는 가벼운 일상 자극만으로도 뼈가 부러지는 치명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을 골다공증성 골절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골다공증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노화와 호르몬 변화다. 우리 몸의 뼈는 평생에 걸쳐 오래된 뼈는 깎여 나가고(골흡수), 그 자리에 새로운 뼈가 채워지는(골형성) 과정을 반복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기본적으로 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골형성 능력이 감소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뼈가 녹아내리는 속도가 채워지는 속도를 압도하게 된다. 이외에도 가족력, 저체중, 칼슘이나 비타민 D 섭취 부족, 과도한 음주와 흡연 등도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인자로 꼽힌다.

초고위험군 골다공증은 10년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2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앞으로 10년 동안 다시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20% 이상이라는 것이다. 초고위험군 골다공증에서는 사망률과도 관련이 있는 고관절 골절 위험도 높게 평가된다. 이러한 환자에서 적극적인 골밀도 개선은 삶의 질 뿐 아니라 사망률을 줄이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이전 골다공증은 '골흡수억제제'로 알려진 비스포스포네이트 또는 데노수맙을 이용한 치료가 주가 됐는데 최근 수년 사이 '골형성촉진제'가 도입되면서 더 뚜렷한 골밀도 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초고위험군 골다공증에 대해서는 골형성촉진제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다만, 이때 이전 골형성촉진제의 사용 여부가 중요하다. 이전 골흡수억제제를 장기간 사용한 환자에서는 골형성촉진제 사용 시 효과가 떨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데노수맙 사용 후 테리파라타이드 등의 부갑상선호르몬 수용체 작용제를 사용하게 될 경우 오히려 골밀도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김씨의 사례가 이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의사는 테리파라타이드의 사용을 반대한 것이다. 위와 같은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에 초고위험군 환자에서는 가능한 빨리 골형성촉진제를 사용하여 골밀도를 향상 시킨 후에 골흡수억제제로의 순차치료가 강조되고 있다.

기존의 일반적인 골다공증 치료가 뼈가 더 녹아내리지 않게 억제하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골흡수억제제를 주로 사용했다면, 김 씨처럼 이미 골절을 겪었거나 골밀도가 심하게 무너진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단순히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너진 건물의 뼈대를 다시 세울 때 새로운 자재를 넣어주듯 뼈 세포를 직접 만들어 골밀도를 빠르게 채워주는 골형성촉진제 치료를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실제 세계적인 의학계 트렌드 역시 골절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및 초고위험군 환자에게 치료 초기 1~2년 동안 골형성촉진제를 먼저 투여해 골밀도를 신속하게 올린 뒤, 골흡수억제제로 전환해 이를 유지하는 순차 치료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 특히 골다공증으로 인한 고관절(대퇴골) 골절은 발생 후 1년 내 사망률이 20%에 육박할 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나 뼈 건강 약화를 단순히 나이 탓으로 돌리며 방치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경고다.

백세 시대에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상 속에서 뼈의 주성분인 칼슘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고 꾸준한 걷기나 가벼운 조깅 같은 체중 부하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또한 만 54세와 66세에 제공되는 국가건강검진 무료 골밀도 검사 등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의와 함께 선제적인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칼럼은 한솔병원 내분비내과 김미숙 진료과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