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기만 하면 입술·목이 보라색으로… 7세 여아 대수술 받게 한 ‘이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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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만 하면 입술과 목이 보라색으로 변했던 한 여자아이가 20차례 넘는 치료와 생명을 건 대수술을 견딘 사연이 공개됐다./사진=더 선
선천성 혈관 기형은 피부가 푸르거나 보랏빛으로 변하고, 혈전·출혈·기도 폐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최근 울기만 하면 입술과 목이 보라색으로 변했던 한 여자아이가 20차례 넘게 치료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각) 외신 ‘더 선(The Sun)’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 출신의 7세 여아 킨리 글루흐는 태어난 직후 울기 시작하자 입술과 목이 갑자기 보라색으로 변했다. 의료진은 곧바로 검사를 진행했지만 활력징후에는 이상이 없었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 부모는 병명을 알지 못한 채 퇴원했고, 이후에도 입술과 목이 보랗게 변하는 증상이 반복되자 여러 차례 병원을 오가며 검사를 받았다.

결국 생후 1개월 뒤 글루흐는 ‘광범위 정맥성 혈관 기형’ 진단을 받았다. 병변은 얼굴과 입술, 목은 물론 입안과 기도까지 퍼져 있었다. 글루흐는 한 살부터 이상 혈관에 약물을 주입하는 경화치료를 시작했지만, 병변이 예상보다 훨씬 크고 목 정맥과 연결돼 있어 치료 중 약물이 심장과 폐로 흘러갈 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세 살 무렵에는 기형 혈관 안에 혈전까지 생기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돼 약 8시간에 걸친 고난도 수술 끝에 목에 있던 대형 병변을 제거했다. 글루흐는 현재도 남아 있는 병변을 조절하기 위해 몇 달 간격으로 경화치료를 받고 있으며, 기도 병변으로 인한 중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때문에 밤마다 양압기(CPAP)를 착용하고 생활하고 있다.

◇선천적으로 혈관이 비정상 발달
정맥성 혈관 기형은 태아 시기 혈관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생기는 선천성 혈관 기형이다. 암처럼 증식하는 종양이 아니라 혈관의 구조 자체에 이상이 생긴 질환으로, 머리와 목, 팔다리, 몸통, 내장 등 신체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병변은 피부 아래 푸르거나 검붉은 덩어리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울거나 운동을 하거나 오래 서 있는 등 혈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더욱 도드라질 수 있다. 통증이나 부종이 생기기도 하고, 외상을 받으면 출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병변이 기도나 주요 혈관을 침범하면 호흡곤란이나 혈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또한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춘기나 임신을 전후해 병변이 급격히 커지는 경우도 있다.

◇증상 없으면 경과 관찰… 필요하면 경화치료·수술
정맥성 혈관 기형은 증상이 없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치료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기도 한다. 하지만 통증이나 반복적인 출혈이 있거나 관절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병변이 크게 돌출돼 생활에 불편을 주는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병변의 범위와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병변이 국소적으로 모여 있어 완전 제거를 위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주변 정상 조직 사이로 넓게 퍼져 있는 경우가 많아 완전 제거가 어렵다. 이 경우에는 영상장비로 병변을 확인하면서 이상 혈관 안에 경화제를 주입하는 경화치료가 표준 치료로 시행된다. 여러 차례 반복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치료의 목표는 완치보다는 증상이 심한 부위의 병변을 줄여 통증과 출혈을 완화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