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과학자 육성 나선다… 의학한림원 “​향후 20년 내 100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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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원 한림원장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의사과학자 육성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오상훈 기자
정부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사과학자를 선정하는 첫 국가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앞으로 20년간 매년 5명씩 총 100명의 의사과학자를 발굴해 국내 의학 연구의 역사와 성과를 기록하고, 차세대 연구자들을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추진하는 ‘대한민국 의사과학자 100인 선정사업’을 소개하며 올해 처음으로 ‘대한민국 의사과학자상’과 ‘우수 의사과학자상’ 공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의사과학자는 환자를 진료하면서 발견한 임상 문제를 연구로 발전시키고, 이를 신약·의료기술 개발과 새로운 치료법으로 연결하는 인력을 말한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약 37%, 미국의 권위 있는 의학상인 래스커상 수상자의 40~60%가 의사과학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의사과학자를 국가 차원에서 조명하고 예우하는 제도가 사실상 없었다. 이로 인해 의사과학자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도 부족했다. 한상원 한림원장은 “우리나라 임상의학계는 환자를 많이 볼수록 사회적 평가와 병원 내 위상이 높아지는 구조”라며 “연구를 하고 싶어도 진료 일정 때문에 생명과학자나 공학자들과 협업할 시간조차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업은 정부가 연구중심병원과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방향”이라고 했다.

의사과학자 선정 사업은 의료현장에서 발견한 미충족 의료수요를 연구로 해결하고, 이를 다시 환자 치료와 의료기술 혁신으로 연결한 의사과학자를 국가 차원에서 발굴·예우하는 국내 첫 장기 프로젝트다. 한림원은 향후 20년 동안 매년 대한민국 의사과학자상 1명과 우수 의사과학자상 4명을 선정해 총 100명의 의사과학자를 배출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포상은 기존 연구자 평가 방식과 차별화를 선언했다. 논문 수나 영향력지수(IF), 연구비 규모 같은 정량적 성과보다 연구가 실제 의료현장과 국민 건강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박현영 의사과학자 육성사업 운영간사는 “논문은 참고자료일 뿐”이라며 “핵심은 의학적 난제를 해결한 독창적인 기술과 발견이 실제 의료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 여부나 기업 활동보다는 해당 연구가 가진 본질적인 가치와 기술적 기여를 평가하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19년부터 학부생, 전공의, 박사후연구원까지 이어지는 의사과학자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해 왔지만 여전히 병원 내 연구시간 확보와 안정적인 연구비 지원은 과제로 남아 있다.

김지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팀장은 “예산은 어느 정도 마련됐지만 병원에서는 아직도 ‘환자를 잘 보는 의사’ 중심의 문화가 강하다”며 “의사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의료기술과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올해 공모는 연구경력 15년 이상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한민국 의사과학자상’과 연구경력 10년 이상 차세대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는 ‘우수 의사과학자상’으로 나뉜다.

대한민국 의사과학자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억원이, 우수 의사과학자상 수상자 4명에게는 각각 1억원이 수여된다. 후보자는 대학 총장·학장, 병원장, 연구기관장, 학회장 등의 기관 추천 또는 전문가 2인 이상의 추천을 통해 지원할 수 있으며, 접수는 오는 8월 14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서면 및 심층평가, 공개검증 등을 거쳐 12월 최종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한상원 한림원장은 “의사과학자는 의료현장의 문제를 연구로 해결하고 다시 환자에게 돌려주는 의료혁신의 핵심”이라며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시상이 아니라 연구성과를 국가적 자산으로 인정하고 미래 세대에 새로운 도전의 목표를 제시하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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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과학자상 공고 포스터./사진=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