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지퍼 안 잠길 지경”… 난소낭종 파열되기까지 30대 여성이 겪은 일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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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전 배가 부풀어 올랐던 모습(왼쪽)과 입원 중인 오군세예의 모습(오른쪽)/사진=니드투노우
"스트레스 때문일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던 생리 이상이 난소낭종 파열과 패혈증으로 이어져 응급수술까지 받은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니드투노우'에 따르면, 영국 서리주에 사는 올라미데 오군세예(36)는 2023년 3월부터 평소와 달리 14일 간격으로 생리를 하기 시작했다. 두 달 동안 생리를 네 차례 하자 이상하다고 느껴 병원을 찾았다. 당시 오군세예는 연인과 헤어진 데 이어 가까운 친구와도 관계가 끊겼고, 직장까지 잃은 상태였다. 의료진은 최근 겪은 여러 일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생리 주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눈에 띄게 부풀기 시작했다. 평소 입던 바지가 꽉 끼어 앉을 때 지퍼를 내려야 할 정도였다. 그는 "두 달 동안 생리를 네 번 하면서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근 여러 일을 겪었지만 스스로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증상은 계속 심해졌다. 같은 해 6월에는 오래 서 있기도 힘들어졌고, 업무 회의 도중 배 중앙에 날카로운 통증이 생겼다. 처음에는 심한 생리통이라고 생각해 집으로 돌아가 쉬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잠에서 깼을 때 극심한 복통과 구토가 나타났다. 도움을 요청했지만 구급차 배차가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고, 잠시 통증으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난 뒤 직접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오군세예는 담즙까지 토하고 있었다. 체온은 40도 안팎까지 올랐고, 혈액검사에서는 심한 감염을 의심할 수 있을 정도로 백혈구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의료진은 MRI(자기공명영상)과 CT(컴퓨터단층촬영), 질 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했다. 검사 결과 난소낭종이 파열됐고, 복강 안에는 심한 감염이 퍼져 있었다. 또 복벽의 약한 부위로 장 일부가 빠져나가는 '내부 탈장'도 발견됐다. 의료진은 과거 받은 자궁근종 제거 수술과 관련해 복벽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위치가 바뀐 소장 일부는 한쪽 나팔관을 단단히 감으면서 장 내용물이 지나가지 못하는 장폐색을 일으키고 있었다.

의료진은 당초 복강경 수술을 시도했지만, 수술 도중 장에 구멍이 생겨 개복수술로 전환했다. 손상된 부위를 치료하고 상태가 나빠진 소장 약 10~15cm를 잘라냈다. 파열된 난소낭종에서 나온 고름이 복강 전체에 퍼져 있어 복강을 씻어내는 세척도 시행했다.

수술 후 눈을 뜬 오군세예는 중환자실에 있었다. 그는 "복강경 수술을 받는다고 들어 다음 날이면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여러 관이 몸에 연결된 채 중환자실에서 깨어나 처음에는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오군세예는 모두 3주 동안 입원했다. 강한 진통제를 사용한 탓에 대부분의 시간을 졸거나 잠든 채 보냈다. 수술 직후에는 침대에서 일어나 옆 의자로 이동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입원 약 2주 뒤부터는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병실 안을 조금씩 걸었다. 수술 부위 통증 때문에 병실 한쪽 끝까지 걷는 데 약 30분이 걸리기도 했다.

퇴원 후에도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직장에는 약 3개월 동안 복귀하지 못했고, 이후 18개월간 정기적으로 수술 후 진료를 받았다.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오군세예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증상이 계속되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며 "패혈증과 장폐색은 생각보다 빠르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난소낭종은 난소 안이나 표면에 액체가 찬 주머니 모양의 병변이다. 난소는 자궁 양쪽에 있으며 난자를 만들고 배출하고,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 양성이며 크기가 작을 때는 별다른 증상 없이 저절로 사라지기도 한다. 다만 크기가 커지면 복부 팽만과 골반·복부 통증, 소화불량, 생리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는 배란 과정에서 생기는 호르몬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자궁내막증 등 다른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난소낭종이 파열됐다고 해서 모두 패혈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출혈이나 감염, 복막염 등이 동반되면 응급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드물게 낭종 내용물이 복강 안으로 퍼지면서 심한 염증과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생리 주기가 갑자기 크게 달라지거나 복부 팽만이 계속되고, 심한 복통·반복적인 구토·고열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생리 변화나 스트레스로 여기지 말고 신속히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