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여름철 눈 건강 위협하는 유행성 각결막염, 전염 예방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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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영 첫눈애안과 대표원장
여름철에는 수영장과 워터파크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에서는 손과 공용 물품을 통한 접촉이 늘어나는 만큼 전염성이 강한 눈 질환에도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흔히 ‘눈병’이라고 불리는 유행성 각결막염이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주로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안질환이다. 눈의 흰자위를 덮는 결막뿐 아니라 검은동자 앞쪽의 투명한 조직인 각막에도 염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전염성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감염된 사람의 눈 분비물이 묻은 손이나 수건, 베개, 세면도구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수영장 물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유행성 각결막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물놀이 전후 여러 사람이 탈의실과 샤워실, 손잡이, 물놀이용품 등을 함께 이용하고 눈을 자주 만지는 과정에서 감염자의 눈 분비물과 간접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여름 휴가철에는 물 자체만 경계하기보다 손 위생과 개인용품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초기에는 한쪽 눈에서 충혈과 눈물, 이물감, 눈꺼풀 부종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후 감염된 눈을 만진 손으로 반대쪽 눈을 비비면서 양쪽 눈으로 증상이 이어질 수 있다. 눈곱이 생기거나 눈이 따갑고 모래가 들어간 듯한 불편을 느낄 수 있으며, 귀 앞쪽의 림프절이 붓거나 누르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각막까지 염증이 진행되면 눈부심과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일부 환자에게는 염증이 가라앉은 뒤에도 각막에 미세한 혼탁이 남아 한동안 빛이 번져 보이거나 선명도가 떨어지는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충혈이 심하지 않더라도 시야가 흐려지거나 빛을 보기 힘들 정도로 눈부심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결막 충혈로 판단하지 말고 안과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알레르기 결막염이나 세균성 결막염과 증상이 비슷해 환자가 직접 구분하기 어렵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양쪽 눈의 심한 가려움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지만, 유행성 각결막염은 충혈과 눈물, 이물감이 나타나면서 주변 사람에게 비슷한 증상이 이어질 수 있다.

세균성 결막염도 눈곱과 충혈을 유발할 수 있어 증상만 보고 기존에 사용하던 안약을 임의로 넣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집에 남아 있는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안약을 임의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유행성 각결막염을 치료할 때는 증상을 개선하고 각막 염증이나 이차적인 문제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둔다. 상태에 따라 인공눈물과 냉찜질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안약 사용 여부는 각막과 결막의 상태를 검사한 뒤 의료진이 판단해야 한다.

감염이 의심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손을 충분히 씻어야 하며, 씻지 않은 손으로 눈과 얼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수건과 베개, 담요, 화장품, 안약 등 눈 주변에 닿을 수 있는 물품은 가족과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안약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안약 용기의 끝부분이 속눈썹이나 눈꺼풀에 닿으면 용기가 오염될 수 있으며, 이를 다른 사람이 사용하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세안 후에는 공용 수건 대신 개인 수건이나 일회용 티슈를 사용하고, 문손잡이와 휴대전화처럼 손이 자주 닿는 물건도 청결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수영장이나 워터파크를 이용할 때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로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속 미생물이 렌즈와 각막 사이에 머물면 각막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놀이 중 눈에 불편함이 생겼다면 렌즈를 바로 제거하고, 충혈이나 통증, 시야 흐림이 지속될 경우 안과를 방문해야 한다. 또한 렌즈를 착용한 상태로 수영하지 않는 것이 유행성 각결막염 예방 방법 중 하나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증상이 호전되는 과정에서도 일정 기간 전염 가능성이 이어질 수 있다. 눈이 조금 덜 충혈됐다는 이유로 수건이나 세면도구를 다시 공유하거나 눈을 만진 손으로 주변 물건을 만지면 가족과 직장 동료에게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 증상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수영장과 목욕탕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설 이용을 줄이고 개인위생 수칙을 꾸준히 지켜야 한다.

여름철에 발생하는 눈 충혈을 물놀이 후 나타나는 일시적인 자극이나 피로로 생각하기 쉽지만, 눈물과 이물감, 눈꺼풀 부종이 함께 나타나거나 가족 중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유행성 각결막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안약을 넣는 것만큼이나 전염을 차단하는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 눈을 만지기 전후 손을 깨끗하게 씻고 수건과 베개, 안약 등을 따로 사용해야 한다. 특히 심한 통증이나 시력 저하, 눈부심이 심해지거나 증상이 수일 이상 호전되지 않는다면 각막 침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칼럼은 첫눈애안과 윤삼영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