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건강 상식] 오늘 물 2L 안 마셨다,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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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헬스조선
“물을 하루에 2L는 마셔라.” 건강을 위해 가장 많이 듣는 조언 중 하나다. 이 ‘금언’을 실천하기 위해 큰 물병을 들고 다니거나, 책상 위에 500mL, 1L 생수병을 놔두고 억지로 정해진 양을 채우는 사람도 있다. 정말 모든 사람이 물 2L를 마셔야 할까.

한국영양학회가 2025년 제시한 한국인의 1일 수분 섭취 기준에 따르면 30~49세 남성의 총 수분은 2.5L, 같은 연령대 여성은 2L이다. 여기서 총 수분이란 국·우유·과일·채소 등 음식 속에 함유된 수분까지 포함된 양이다. 음식 속 수분을 제외한 권장 음료 섭취량은 남자 1.2L, 여자 1L 수준이다. 즉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물 2L’를 반드시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루 수분 섭취 기준은 성별·연령별로 다르다. 체격이 큰 사람, 더운 날 야외에서 일하거나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 오히려 심부전이나 신장 질환 등 일부 질환 환자는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물의 총량 대신 몸의 신호를 살피라고 권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소변 색을 확인하는 것이다. 연한 노란색이면 대체로 수분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진한 노란색이나 호박색이 계속된다면 수분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물은 언제 마시는 게 좋을까. 갈증은 이미 몸이 수분 부족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생리적 신호이다. 갈증이 심해지기 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습관이 탈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한꺼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조금씩 나눠 마시는 습관을 권한다. 아주 짧은 시간에 수 리터의 물을 한꺼번에 마시면 혈액 속 나트륨 농도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체내에서 필요 이상으로 섭취한 수분은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된다. 취침 전 과도한 수분 섭취는 야간뇨의 원인이 돼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수분 섭취는 당분이나 첨가물이 없는 순수한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다만, 개인의 기호에 따라 무가당 차(보리차, 옥수수차, 현미차, 루이보스차 등)도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된다. 술은 수분 보충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알코올은 항이뇨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마신 양보다 더 많은 소변을 배출하게 만든다. 맥주를 마시면 화장실을 자주 가고, 다음 날 극심한 갈증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 있다. 따라서 음주 때에는 물을 함께 마시는 것이 좋다.

흔히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나 차가 탈수를 일으킨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섭취량에서는 수분 공급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이뇨 작용이 커질 수 있으므로 적당히 마시는 것이 좋다. 식사 중 물을 마시면 소화가 안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근거가 약하다. 오히려 음식을 삼키기 쉽게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2L’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체격과 활동량, 건강 상태에 맞춰 갈증을 참고 버티기보다 조금씩 규칙적으로 수분을 보충하는 습관이 건강에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