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아이도 하루 만에 위독… 침습성 연쇄상구균, 코로나 전 수준 회귀

이미지
A군 연쇄상구균./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크게 줄었던 소아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iGAS) 감염이 방역 완화 이후 빠르게 증가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 등에서 확산 중인 고독성 균주인 ‘M1UK 계통’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되면서 국가 차원의 감시체계 구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현주·김예경 교수 연구팀이 주도한 국내 다기관 연구팀은 2015~2024년 전국 23개 대학병원에서 확인된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 환자 454명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란셋 서태평양 지역 보건(The Lancet Regional Health-Western Pacific)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A군 연쇄상구균은 인후두염, 성홍열, 피부감염 등을 일으키는 비교적 흔한 세균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균이 혈액, 관절액, 뇌척수액 등 무균 상태의 조직까지 침투하는 ‘침습성 감염’으로 진행되며, 패혈증이나 괴사성 근막염, 독성쇼크증후군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 결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소아 환자 증가세였다. 소아 입원환자 기준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발생률은 코로나19 이전 10만명당 9.34건이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조치가 시행된 2020~2022년에는 0.95건으로 약 90% 감소했다. 그러나 방역이 완화된 2023~2024년에는 10만명당 10.45건으로 다시 증가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반면 성인의 경우 같은 기간 10만명당 6.57건에서 1.83건으로 감소한 뒤 2.47건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소아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고령층에서는 발생률보다 치명률이 문제였다. 전체 환자의 사망률은 15.5%였지만, 65세 이상에서는 사망률이 26.5%에 달해 소아 환자 사망률(10.5%)과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또한 전체 환자의 19.6%는 독성쇼크증후군으로 진행됐으며, 이 경우 사망률은 5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침습성 감염이 발생하면 건강한 사람도 단기간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해외에서 확산 중인 M1UK 계통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점도 주목된다. M1UK는 기존 균주보다 독소 생성 능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영국과 북미 등에서 유행이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단순 환자 수 집계에 그치지 않고 중증도와 균주의 유전적 변화까지 함께 추적할 수 있는 국가 단위 감시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정 연령층이나 지역에서의 발생 증가 신호, 새로운 변이 균주의 유입과 확산을 조기에 포착하기 위해서다.

김예경 교수는 “국내 최초로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의 10년간 발생 양상과 임상적 특성을 전국 단위로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팬데믹 이후 소아 환자에서 발생이 크게 증가했고 국내에서도 M1UK 계통이 확인된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주 교수는 “A군 연쇄상구균은 흔히 접하는 균이라 경각심이 낮지만 침습성 감염으로 진행되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감시체계 구축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