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공원 박사’ 샘 닐 별세… 생전 투병한 림프종, 어떤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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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배우 샘 닐이 7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사진=더 선, WIRED
영화 ‘쥬라기 공원’ 시리즈에서 고생물학자 그랜트 박사 역을 맡은 뉴질랜드 배우 샘 닐이 7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Reuters) 등 외신에 따르면 샘 닐의 가족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의 별세 소식을 알렸다. 가족은 갑작스러운 비보라고 밝혔지만, 정확한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1947년 북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샘 닐은 어린 시절 뉴질랜드로 이주한 뒤 1970년대부터 배우로 활동했다. 1993년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앨런 그랜트 박사를 연기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쥬라기 공원 3’와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도 같은 역할로 출연했다.

닐은 2023년 출간한 회고록 ‘내가 이 얘기 했던가?(Did I Ever Tell You This?)’를 통해 2022년 비호지킨 림프종의 한 종류인 ‘혈관면역모세포 T세포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홍보 활동 당시 림프절이 부은 것을 계기로 병원을 찾았다가 암 진단을 받았고, 이후 치료를 이어왔다. 이후 닐은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뒤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 임상시험에도 참여했다. 그는 검사 결과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는 완전관해 상태라고 밝히며 치료 경과가 좋다고 전한 바 있다.

◇혈관면역모세포 T세포 림프종이란
비호지킨 림프종은 호지킨 림프종을 제외한 모든 악성 림프종을 말한다. 크게 B세포 림프종과 T/NK세포 림프종으로 나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60가지가 넘는 세부 아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형마다 진행 속도와 치료법, 예후가 크게 다르다.

이 중 샘 닐이 진단받은 혈관면역모세포 T세포 림프종(AITL)은 전체 비호지킨 림프종의 1~2%를 차지하는 드문 비호지킨 림프종 아형이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에 따르면 주로 65세 이상에서 발생하며, 치료하지 않으면 빠르게 진행하고 전이될 수 있는 공격적인 암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T세포에 발생한 유전자 변이가 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변이로 정상적인 세포 성장과 기능이 방해받으면서 암세포가 증식하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 야간 발한, 원인 없는 체중 감소 등 이른바 ‘B 증상’이다. 이와 함께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의 림프절이 커질 수 있으며, 간이나 비장이 커져 복부 불편감이나 포만감을 느끼기도 한다. 피부 발진과 가려움증이 나타나거나 흉막 또는 복강에 체액이 차 호흡곤란이나 복부 팽만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일부 환자는 관절통이나 관절염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암세포 표적 공격하는 ‘CAR-T 세포치료’
AITL의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이 기본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혈모세포이식이나 표적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예후는 환자의 연령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 진단 당시 병기 등에 따라 달라지며, 일부 환자는 치료 후 장기간 관해를 유지하지만 재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샘 닐이 받은 CAR-T 세포치료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채취해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는 능력을 갖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뒤 다시 환자 몸에 주입하는 면역항암 치료법이다.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달리 CAR-T 세포는 암세포의 특정 항원만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한다. 현재 일부 백혈병과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다른 혈액암과 고형암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 고열과 혈압 저하가 발생하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이나 신경계 독성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