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도 없는 정신병원 보호실 수두룩… 인권위 “시설 기준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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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가 복지부에 정신의료기관 시설 환경 개선 법령 개정을 권고했다./사진=국가인권위원회 제공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의료기관 보호실과 병동 환경이 환자의 인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보호실 규격과 안전설비, 채광·조명, 위생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시설기준을 마련하도록 보건복지부에 관련 법령 개정을 권고했다.

13일 인권위에 따르면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은 병실의 최소 면적이나 보호실 설치 수 등 기본적인 사항만 규정하고 있어 치료 환경의 질과 환자 인권을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권고는 지난해 인권위가 전남대병원 김성완 교수 연구팀과 함께 실시한 '정신의료기관의 인권친화적 치료시설·환경 구현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전국 111개 정신의료기관의 시설 도면을 분석하고, 이 가운데 17개 기관을 직접 방문해 시설 환경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보호실의 55.4%에는 창문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신과 병동의 83.6%는 자연채광과 환기가 충분하지 않은 복도형 구조였다.

보호실 규모도 의료기관 유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평균 면적은 종합병원 12.27㎡, 정신병원 7.61㎡, 정신과 의원 4.66㎡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이 같은 열악한 시설 환경이 '치료'를 목적으로 한 입원을 사실상 '감금'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이러한 환경은 국제인권규범에서 금지하는 비인도적·굴욕적 처우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보건복지부에 ▲전국 정신의료기관 물리적 환경 전수조사 ▲국가 차원의 정신의료기관 시설환경 개선 로드맵 수립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내 보호실 규격·안전설비 등 구체적 기준 마련 ▲회복·인권 중심 정신병동 모델 개발 및 재정 지원 등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