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형 인간, 배·엉덩이에 지방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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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형 생활방식을 따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고 늦은 시각에 섭취량이 집중돼 복부 비만, 대사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흔히 ‘올빼미족’이라 불리는 저녁형 생활방식이 비만과 연관된 식습관, 체성분, 신진대사를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저녁 시간에 총 에너지 섭취량이 집중돼 있으며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해 인슐린 저항성, 지질 대사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뉴질랜드 매시대 연구팀이 18~45세 건강한 여성 287명을 대상으로 생체리듬이 식이 섭취량·식사 시간·체성분·신진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수면-기상 패턴을 기준으로 ▲아침형(22:00 취침~07:00경 기상) ▲중간형(23:00 취침~ 08:00경 기상) ▲저녁형(00:00 취침~ 10:00경 기상)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하루 식사 시간을 네 개(▲이른 아침(03:00~10:00) ▲오전~점심(10:00~15:00) ▲오후~저녁(15:00~20:00) ▲늦은 저녁(20:00~03:00))로 분류해 시간대별 에너지, 영양소 섭취량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공복 상태에서 정맥혈을 채취해 대사 바이오마커를 분석하고 신체 지표, 수면 기록 등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중간형 인간보다 거의 모든 건강 지표에서 더 나쁜 결과를 보였다. 혈장 트리글리세리드, 렙틴, 인슐린, 당화혈색소 농도가 높았으며 평균 BMI가 높고 복부, 엉덩이 쪽에 지방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포도당 항상성 장애, 높은 체성분 등을 나타내는 대사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

하루 동안 음식 섭취 분포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중간형 인간보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고 단백질, 지방 섭취량이 적었다. 하루 중 저녁 시간대에 식사 섭취가 집중됀 양상을 보였다. 아침형·중간형 인간이 오전 10시까지 하루 총 섭취량의 15.3%를 섭취한 반면, 저녁형 인간은 9.01%를 섭취했다. 반대로 저녁 8시 이후에는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중간형 인간 총 섭취량의 1.5배에 달하는 양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심야 식사 습관은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고 지질 대사를 변화시켜 복부 비만을 초래한다.

식욕, 음식 섭취, 소화, 영양소 대사 등 음식 관련 대사 과정은 대부분 일주기 리듬의 영향에 따라 조절된다. 에너지와 영양소 모두 낮 시간에 최적으로 대사되기 때문에 낮 동안 음식을 섭취하고 밤에는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탄수화물 섭취량이 비슷하더라도 아침에는 저녁보다 탄수화물 내성과 인슐린 민감도가 더 높으며 저녁에는 지방 산화 효율이 떨어진다.

연구를 주도한 카를레인 반 데르 메르베 박사는 “하루 생활패턴이 수면 습관을 넘어 식사 시간과 대사 건강까지 좌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생체리듬에 맞춘 식사 관리가 비만, 대사질환 예방의 중요한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프론티어 영양(Frontiers in Nutrition)’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