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전 먹은 새우 때문? 다리 괴사돼 수술 17번 받은 여성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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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진이 생긴 페퍼의 다리(왼쪽)와 걷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는 현재 모습(오른쪽)/사진=데일리메일
가벼운 다리 통증을 장시간 운전 탓으로 여겼다가 치명적인 괴사성 근막염을 진단받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미시시피주에 사는 레이시 페퍼(47)는 2024년 4월 가족과 함께 16시간 동안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다리에 통증을 느꼈다. 그는 오랫동안 차 안에 앉아 있었고 중간에 충분히 몸을 풀지 못해 통증이 생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목적지에 도착한 뒤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심한 구토와 고열, 극심한 오한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고, 다음 날에는 몸을 거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악화됐다.

목욕을 하려던 페퍼의 다리를 본 딸은 "다리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페퍼의 왼쪽 다리에는 선명한 붉은 반점과 물집처럼 보이는 병변이 넓게 퍼져 있었다. 통증도 견디기 어려울 만큼 심해졌다.

병원을 찾은 페퍼는 의료진으로부터 즉시 큰 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병원에서 CT(컴퓨터단층촬영)을 받은 뒤 응급수술에 들어갔다. 그는 "CT 검사를 받으러 간 것은 기억나지만 그 뒤로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나중에 의료진이 가족에게 '목숨을 잃거나 다리를 절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검사 결과 페퍼는 '괴사성 근막염'을 진단받았다. 괴사성 근막염은 세균이 피부 아래 근막과 주변 조직을 빠르게 파괴하는 심각한 감염병이다. 짧은 시간 안에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악화할 수 있어 신속한 항생제 치료와 수술이 필요하다.

괴사성 근막염은 A군 연쇄상구균과 황색포도상구균 등 여러 종류의 세균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세균은 주로 베이거나 긁힌 상처 등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가지만, 뚜렷한 상처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페퍼는 당시 몸에 특별한 상처가 없었다며 증상이 나타나기 약 1주일 전 먹었던 새우가 감염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그는 "나는 물에 들어가지도 않고 수영도 하지 않는다"며 "아프기 1주일 전 남자친구와 메릴랜드에서 새우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산물을 통해 감염될 수도 있다고 들었지만 실제 원인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페퍼가 먹은 새우가 실제 감염 원인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날것이나 충분히 익히지 않은 해산물에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 균이 존재할 수 있다. 이 균은 따뜻한 연안 바닷물과 갯벌 등에 서식하며, 오염된 해산물을 먹거나 피부 상처가 바닷물에 닿았을 때 감염될 수 있다. 감염이 심해지면 패혈증이나 피부·연부조직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페퍼는 응급수술을 통해 몸 곳곳의 괴사한 조직을 제거했다. 이 과정에서 왼쪽 엉덩이 조직의 약 25%, 왼쪽 허벅지 위쪽 조직의 약 25%, 외음부 왼쪽 조직의 약 절반을 잃었다.

이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았으며, 두 달 동안 피부와 손상 부위를 재건하기 위한 수술을 모두 17차례 받았다. 병원에서 28일간 치료받은 뒤에도 약 한 달 동안 재활센터에 머물렀다. 다리 주변 근육과 연부조직이 크게 손상되면서 걷는 법도 다시 배워야 했다. 발병 약 2년이 지난 현재도 몸에 넓은 흉터가 남아 있으며 걸을 때 지팡이를 사용하고 있다.

페퍼는 이전까지 별다른 건강 문제가 없었다며 피부에 평소와 다른 변화가 생긴다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일을 누구도 겪지 않았으면 한다"며 "종기나 피부 변화처럼 걱정되는 증상이 있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괴사성 근막염은 초기에 피부가 붉어지거나 붓고 열이 나며,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피부색이 변하거나 물집이 생길 수 있다. 통증이 매우 심하거나 피부 변화가 빠르게 퍼진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페퍼의 정확한 감염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여름철에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 감염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 균은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시기에 활발하게 증식하며, 국내에서는 주로 8~10월에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발열과 오한, 복통,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후 주로 다리에 부종이나 붉은 반점, 출혈성 물집 같은 피부 병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만성 간질환이나 당뇨병이 있거나 면역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어패류를 충분히 익혀 먹고, 피부에 상처가 있다면 바닷물이나 갯벌 접촉을 피해야 한다. 상처 부위가 바닷물에 닿았다면 깨끗한 물과 비누로 씻는 것이 좋다. 어패류는 5도 이하에서 보관하고, 사용한 칼과 도마 등 조리도구는 깨끗이 세척·소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