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자라는 아이들]③일상에서 실천하는 아동·청소년 신체활동 가이드
WHO 권고 '하루 60분', 한 번에 채울 필요 없어… 자투리 시간 활용
유산소 중심으로 주 3일 근육·뼈 운동… 주말에는 가족과 야외 활동
비만·기저질환 아이는 관절 부담 적은 운동부터 단계적으로
대한민국 아이들의 시계는 학원 버스, 책상,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만 흐른다. 마음껏 뛰어놀 시간과 공간을 잃어버린 결과는 ‘세계에서 가장 안 움직이는 청소년’이라는 씁쓸한 성적표로 돌아왔다. 단순히 오래 사는 삶이 아닌, 질병 없이 사는 ‘건강수명’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당장 시작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헬스조선이 짚어본다.
세계보건기구(WHO) 주도 국제 연구에서 한국 청소년의 신체활동 부족률은 94.2%로 조사 대상 146개국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학생건강체력평가(PAPS)에서도 저체력(4·5등급) 학생 비율이 1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책상과 스마트폰 중심의 생활 속에서 아이들의 체력뿐 아니라 미래 건강의 기반도 약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장기에 형성된 활동 습관이 성인기 건강과 건강수명의 기반이 되는 만큼, 일상 속 틈새 시간을 활용해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루 60분, 한 번에 말고 틈새 시간에 나눠서
WHO는 아동·청소년에게 일주일 평균 하루 60분 이상의 중·고강도 신체활동을 권고한다. 대부분은 빠르게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활동으로 채우고, 주 3일 이상은 근육과 뼈를 강화하는 활동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학업에 쫓기는 아이들이 한 번에 60분을 내기는 쉽지 않다. 대안은 아침과 등하굣길, 점심시간, 저녁의 짧은 움직임을 모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는 제자리 걷기나 계단 오르기를 10분 하고, 등하굣길에는 한 정거장 먼저 내려 15분 빠르게 걷는다. 점심에는 운동장 걷기나 공놀이를 15분, 저녁에는 자전거·줄넘기·배드민턴·춤 등을 20분 할 수 있다. 이는 하나의 예시로, 생활 여건과 아이의 흥미에 따라 활동 종류와 시간은 바꿔도 된다.
심폐체력을 높이려면 스트레칭뿐 아니라 숨이 조금 차는 활동도 필요하다. 운동 중 숨은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정도라면 중등도 활동에 가깝다. 2012년 4~18세 아동·청소년 2만871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중·고강도 신체활동 시간이 많을수록 허리둘레와 혈압, 인슐린 등 심혈관·대사 위험 지표가 더 양호한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연관성은 앉아 있는 시간을 고려한 뒤에도 유지됐다.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하루 60분을 채우려 할 필요는 없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인혁 교수(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는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중등도 활동을 10~15분씩 하루 두 차례 정도로 가볍게 시작해, 무리 되지 않는 범위에서 시간과 강도를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이 안전하다"며 "부상을 당하면 다시 운동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주일 계획도 복잡할 필요는 없다. 평일에는 걷기와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활동을 중심으로 하되, 주 3일은 줄넘기, 계단 오르기, 맨몸 스쿼트처럼 근육과 뼈를 자극하는 활동을 더한다. 주말에는 가족과 공원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가벼운 등산 등을 즐기면 된다. 류 교수는 "성장기에는 유산소 활동을 기본으로 하면서 주 3일 이상 근육과 뼈를 자극하는 활동을 섞는 것이 중요하다"며 "점프, 줄넘기, 달리기처럼 적절한 충격이 가해지는 활동은 골밀도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경쟁보다 성취감 느끼게… 운동 싫어한다면 목표부터 바꾸기
아이가 운동을 싫어한다면 이유부터 살펴야 한다. 체력이 부족해 힘든 것인지, 경쟁이나 비교가 부담스러운지에 따라 해법도 달라진다. 축구나 농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신체활동 자체를 싫어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경쟁이 부담스러운 아이는 걷기,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춤처럼 승패 부담이 적은 활동부터 시작할 수 있다. 목표도 다른 아이와의 비교보다 자신의 변화에 맞추는 것이 좋다. '친구보다 빨리 뛰기'보다 '지난주보다 5분 더 걷기', '이번 주 사흘 움직이기'처럼 달성 가능한 목표가 부담을 낮추고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 경남 부곡초등학교 학포분교장 이승우 교사는 "특정 종목의 기능이나 경쟁보다 참여 자체와 어제보다 나아진 개인 기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협동 미션이나 게임 요소를 활용하면 체력이 약한 학생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잔소리보다 함께 걷기를… 부모가 챙길 세 가지
부모가 챙길 원칙은 세 가지다. 첫째, 함께 움직인다. 저녁 식사 후 20분을 가족 산책 시간으로 정하거나 주말에 함께 자전거를 타는 식이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일 때도 아이에게만 화면을 끄라고 하기보다 가족이 함께 내려놓는 편이 좋다. 둘째, 아이에게 선택권을 준다. 걷기와 자전거 중 무엇을 할지, 혼자 할지 가족과 함께할지를 직접 고르게 한다. 운동을 또 하나의 숙제로 만들기보다 여러 활동을 경험하게 하고, 오래 이어갈 수 있는 방식을 찾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체중보다 과정에 주목한다. 체중이나 소모 열량보다 이번 주 몇 번 움직였는지, 활동 시간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살핀다. "살 빼야 하니 운동해"보다 "지난주보다 오래 걸었네"처럼 행동과 변화를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편이 좋다.
체중이 적게 나간다고 운동이 필요 없는 것도 아니다. 활동량이 부족하면 체중과 관계없이 근력과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윤 교수는 "근육량이 적어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경우라면 체력적으로나 대사적으로 오히려 건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건강을 체중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비만·기저질환 있다면 관절 부담 적은 운동부터
비만이나 만성질환이 있다고 운동을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무릎·발목 통증이 있는 아이가 처음부터 달리기와 점프를 반복하면 관절 부담과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초기에는 평지 걷기, 자전거, 수영, 수중운동처럼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이 적은 활동부터 시작해 몸이 적응하면 시간과 강도를 점차 늘리는 것이 좋다. 이윤 교수는 "만성질환이 있다고 반드시 운동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이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천식, 선천성 심장질환, 당뇨병, 관절질환 등이 있다면 운동 전 담당 의사와 적절한 종목과 강도를 상의하는 것이 좋다. 운동 가능 범위는 질환의 종류와 조절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운동 중 흉통이나 심한 호흡곤란, 어지럼증, 심한 관절 통증이 나타나면 즉시 멈추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성장기 신체활동의 목표는 단기간에 살을 빼거나 기록을 높이는 데 있지 않다. 아이가 움직임을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성인이 된 뒤에도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류인혁 교수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이라며 "성장기의 충분한 신체활동은 건강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보호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루 60분, 한 번에 말고 틈새 시간에 나눠서
WHO는 아동·청소년에게 일주일 평균 하루 60분 이상의 중·고강도 신체활동을 권고한다. 대부분은 빠르게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활동으로 채우고, 주 3일 이상은 근육과 뼈를 강화하는 활동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학업에 쫓기는 아이들이 한 번에 60분을 내기는 쉽지 않다. 대안은 아침과 등하굣길, 점심시간, 저녁의 짧은 움직임을 모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는 제자리 걷기나 계단 오르기를 10분 하고, 등하굣길에는 한 정거장 먼저 내려 15분 빠르게 걷는다. 점심에는 운동장 걷기나 공놀이를 15분, 저녁에는 자전거·줄넘기·배드민턴·춤 등을 20분 할 수 있다. 이는 하나의 예시로, 생활 여건과 아이의 흥미에 따라 활동 종류와 시간은 바꿔도 된다.
심폐체력을 높이려면 스트레칭뿐 아니라 숨이 조금 차는 활동도 필요하다. 운동 중 숨은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정도라면 중등도 활동에 가깝다. 2012년 4~18세 아동·청소년 2만871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중·고강도 신체활동 시간이 많을수록 허리둘레와 혈압, 인슐린 등 심혈관·대사 위험 지표가 더 양호한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연관성은 앉아 있는 시간을 고려한 뒤에도 유지됐다.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하루 60분을 채우려 할 필요는 없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인혁 교수(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는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중등도 활동을 10~15분씩 하루 두 차례 정도로 가볍게 시작해, 무리 되지 않는 범위에서 시간과 강도를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이 안전하다"며 "부상을 당하면 다시 운동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주일 계획도 복잡할 필요는 없다. 평일에는 걷기와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활동을 중심으로 하되, 주 3일은 줄넘기, 계단 오르기, 맨몸 스쿼트처럼 근육과 뼈를 자극하는 활동을 더한다. 주말에는 가족과 공원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가벼운 등산 등을 즐기면 된다. 류 교수는 "성장기에는 유산소 활동을 기본으로 하면서 주 3일 이상 근육과 뼈를 자극하는 활동을 섞는 것이 중요하다"며 "점프, 줄넘기, 달리기처럼 적절한 충격이 가해지는 활동은 골밀도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경쟁보다 성취감 느끼게… 운동 싫어한다면 목표부터 바꾸기
아이가 운동을 싫어한다면 이유부터 살펴야 한다. 체력이 부족해 힘든 것인지, 경쟁이나 비교가 부담스러운지에 따라 해법도 달라진다. 축구나 농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신체활동 자체를 싫어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경쟁이 부담스러운 아이는 걷기,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춤처럼 승패 부담이 적은 활동부터 시작할 수 있다. 목표도 다른 아이와의 비교보다 자신의 변화에 맞추는 것이 좋다. '친구보다 빨리 뛰기'보다 '지난주보다 5분 더 걷기', '이번 주 사흘 움직이기'처럼 달성 가능한 목표가 부담을 낮추고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 경남 부곡초등학교 학포분교장 이승우 교사는 "특정 종목의 기능이나 경쟁보다 참여 자체와 어제보다 나아진 개인 기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협동 미션이나 게임 요소를 활용하면 체력이 약한 학생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잔소리보다 함께 걷기를… 부모가 챙길 세 가지
부모가 챙길 원칙은 세 가지다. 첫째, 함께 움직인다. 저녁 식사 후 20분을 가족 산책 시간으로 정하거나 주말에 함께 자전거를 타는 식이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일 때도 아이에게만 화면을 끄라고 하기보다 가족이 함께 내려놓는 편이 좋다. 둘째, 아이에게 선택권을 준다. 걷기와 자전거 중 무엇을 할지, 혼자 할지 가족과 함께할지를 직접 고르게 한다. 운동을 또 하나의 숙제로 만들기보다 여러 활동을 경험하게 하고, 오래 이어갈 수 있는 방식을 찾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체중보다 과정에 주목한다. 체중이나 소모 열량보다 이번 주 몇 번 움직였는지, 활동 시간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살핀다. "살 빼야 하니 운동해"보다 "지난주보다 오래 걸었네"처럼 행동과 변화를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편이 좋다.
체중이 적게 나간다고 운동이 필요 없는 것도 아니다. 활동량이 부족하면 체중과 관계없이 근력과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윤 교수는 "근육량이 적어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경우라면 체력적으로나 대사적으로 오히려 건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건강을 체중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비만·기저질환 있다면 관절 부담 적은 운동부터
비만이나 만성질환이 있다고 운동을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무릎·발목 통증이 있는 아이가 처음부터 달리기와 점프를 반복하면 관절 부담과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초기에는 평지 걷기, 자전거, 수영, 수중운동처럼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이 적은 활동부터 시작해 몸이 적응하면 시간과 강도를 점차 늘리는 것이 좋다. 이윤 교수는 "만성질환이 있다고 반드시 운동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이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천식, 선천성 심장질환, 당뇨병, 관절질환 등이 있다면 운동 전 담당 의사와 적절한 종목과 강도를 상의하는 것이 좋다. 운동 가능 범위는 질환의 종류와 조절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운동 중 흉통이나 심한 호흡곤란, 어지럼증, 심한 관절 통증이 나타나면 즉시 멈추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성장기 신체활동의 목표는 단기간에 살을 빼거나 기록을 높이는 데 있지 않다. 아이가 움직임을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성인이 된 뒤에도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류인혁 교수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이라며 "성장기의 충분한 신체활동은 건강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보호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