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보면 화 치밀어 오르는 사람, '이 호르몬'을 다스려라

이미지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 15분만 참아도 감정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배우자만 보면 괜히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사랑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이 줄어든 탓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

◇배우자에게 화나는 이유, 옥시토신 줄어서 아냐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가 최근 ‘안철우의 호르몬 상담소’에 전달된 시청자 사연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시청자는 “평소에는 기분이 좋은데 배우자만 보면 자꾸 화가 난다”며 “옥시토신이 줄어들어서 그런 것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옥시토신은 한 번 분비되면 쉽게 줄어드는 호르몬이 아니다”라며 “배우자를 보고 화가 나는 것은 옥시토신이 떨어져서라기보다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사랑에도 단계가 있다. 처음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는 시기에는 도파민이, 열정적인 사랑을 할 때는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후 부부가 돼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정이 쌓인 단계에서는 옥시토신이 관계 유지에 중요한 호르몬으로 작용한다. 안 교수는 “흔히 사랑보다 정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옥시토신은 한번 형성되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며 “부부가 다투는 이유를 단순히 옥시토신 부족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에 배우자의 얼굴을 보고 화가 난다면 옥시토신이 아니라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심박수와 혈압이 상승하고 감정이 예민해져 평소에는 넘길 수 있는 말에도 쉽게 반응할 수 있다.

◇감정 격해질 땐 ‘15분’ 참는 게 방법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 일정 시간만 참아도 감정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안철우 교수는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의 반감기는 약 15분”이라며 “분노하거나 짜증이 날 때 15분 정도만 참고 그 상황을 피하면 부부 간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분노 호르몬은 굵고 짧게 작용하기 때문에 그 순간을 잘 넘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부 상담과 갈등 관리에서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는 잠시 대화를 멈추고 시간을 갖는 '타임아웃' 전략이 활용되곤 한다. 잠시 산책하거나 물을 마시고 심호흡을 하는 등 흥분을 가라앉힌 뒤 다시 대화를 시작하면 감정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평소 햇볕을 충분히 쬐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등 세로토닌과 옥시토닌 분비를 늘리는 생활 습관 역시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안 교수는 “호르몬은 약으로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생각과 생활 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