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하면 폰 줄게” 부모의 훈육 방식이 아이 ‘사이버 불링’으로 내몬다

이미지
스마트폰을 보상이나 처벌의 훈육수단으로 삼을 경우, 오히려 아이가 온라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밤새 이불 속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청소년이 많다. 흔히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게 문제라 여기지만, 진짜 원인은 부모의 잘못된 통제 방식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사용 시간을 단속하기보다 가정 내 디지털 환경을 어떻게 다루는지, 이른바 ‘미디어 양육 방식’이 아이들을 온라인 괴롭힘(사이버 불링)으로부터 보호하는 핵심 열쇠라는 지적이다.

캘리포니아대(UC) 소아과 제이슨 나카타 박사 연구팀은 미국 내 대규모 청소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디어 양육 방식과 사이버 불링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미국소아과학회(AAP)와 미국심리학회(APA)의 지침에 따른 올바른 디지털 자녀 교육법을 제시했다.

◇스마트폰을 훈육수단으로 쓰면 역효과
많은 부모가 칭찬의 보상이나 잘못에 대한 처벌로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 이런 방식으로 훈육을 받은 청소년은 오히려 사이버 불링에 피해자가 될 확률이 더 높았다. 기기를 보상과 처벌의 수단으로 삼으면 역설적으로 아이의 전체 미디어 사용 시간이 늘어나 유해 환경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이 부모의 방식을 일방적인 압박으로 받아들여 온라인 활동을 숨기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인터넷 공간에서 심각한 괴롭힘을 당해도 부모의 개입이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소등 후 침실 스마트폰 사용, ‘온라인 괴롭힘 가해자’ 만든다
분석 결과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을 단순히 감시하거나 잔소리하는 것은 사이버 불링을 막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반면 이용 시간 자체를 명확히 제한했을 때 청소년의 피해 확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특히 늦은 밤 침실에서 스마트폰을 쓰게 방치하는 것은 아이를 사이버 괴롭힘의 ‘가해자’로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불을 끈 뒤 기기를 만지면 생체 리듬이 무너져 야행성향이 되는데, 수면 장애를 겪는 청소년은 낮 동안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결국 온라인에서 타인을 향해 쉽게 적대감을 드러내거나 공격성을 표출하게 되는 것이다.

◇식사시간은 소통 창구… 부모가 ‘롤모델’ 돼야
가족 식사 시간까지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아이들 역시 사이버 괴롭힘에 취약했다. 부모와의 대화가 끊기면서 일상의 고민이나 소외감을 털어놓을 기회를 잃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면에 한눈을 팔며 음식을 먹으면 주의가 산만해져 과식하기 쉽고 체중 증가로도 이어진다. 연구팀은 “청소년들이 미디어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본질적인 이유가 소속감과 인정받고 싶어 하는 정서적 욕구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부모가 먼저 식사 시간과 취침 전에는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롤모델’이 돼야 한다. 규칙을 어겨야 할 때는 아이에게 이유를 설명해 주고, 평소 개방적인 소통을 통해 아이의 정서적 결핍을 채워주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