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 문신 ‘제거’는 계속 불법인데… 화장품으로 진화하는 회색 지대

[문신, 양지로 나오다] ③
문신 제거, 여전한 음성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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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제거 시술은 의료 행위로​, 비의료인이 문신을 제거하는 것은 모두 불법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문신 시술은 합법화됐지만, 문신을 지우는 일은 여전히 의료인의 영역이다. 문신 제거를 위한 레이저 시술은 의료행위로 분류되며, 문신사법 제 8조에도 '문신사의 문신 제거 행위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비의료인이 레이저나 화학적 방법 등을 이용해 문신을 제거하는 것은 모두 불법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문신 제거 교육과 레이저 장비 거래가 성행하고, 규제를 피한 '문신 제거 화장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제도 시행에 앞서 이러한 불법 시장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법 의료기기 거래… 레이저 판매에 교육까지
문신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과 SNS에서는 눈썹 문신 제거, 잔흔 제거, 색소 제거 등을 내세운 레이저 장비 판매와 교육 광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업체는 교육 수료증이나 자체 자격증까지 발급하고 있다. 대한문신사중앙회 이준수 부회장은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고 레이저 장비를 직접 구매했다. 장비에는 제조사 정보나 정식 사용설명서가 충분하지 않았고, 판매자는 전화로 사용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장비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 교육까지 함께 이뤄진다"며 "사실상 비의료인에게 의료기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잔흔 제거·색소 제거 교육은 하루 만에 끝나는 '원데이 클래스' 형태로 진행된다. 교육생들은 장비 사용법을 익힌 뒤 수백만 원 상당의 레이저 장비나 관련 제품을 구매하는 구조다. 협회는 "교육생이 다시 다른 사람을 교육하는 방식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문신 제거 화장품'으로 진화… 식약처도 주의 당부
최근에는 불법 문신 제거 방식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한 문신 제거가 의료행위라는 인식이 확산되자, 일부 업체가 화장품이나 특수 용액을 이용한 화학적 제거 기법을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과 SNS에서는 '고통 없는 문신 제거', '레이저 없이 색소 제거' 등을 내세운 제품 광고를 찾아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레이저가 문제가 되자 이번에는 화장품을 활용한 제거 기법이 등장했다"며 "하지만 비의료인이 피부에 손상을 가해 색소를 제거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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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불법 문신 제거 화장품 관련 신고가 잇따르자 지난 3월 소비자들에게 "문신을 지우는 화장품은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화장품은 피부 표면에 바르거나 뿌려 사용하는 제품으로, 피부 깊은 층에 있는 문신 색소까지 제거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만약 피부 깊숙이 침투해 색소를 파괴할 정도의 기능을 가진다면 화장품이 아닌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로 관리돼야 하며,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특히 일부 제품은 피부를 벗겨내기 위해 강한 산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성분을 피부에 주입하거나 사용할 경우 감염이나 흉터 등 심각한 피부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문신 제거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레이저 시술 등을 통해 안전하게 받아야 한다"며 "온라인 허위·과대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해 소비자 피해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신 제거, 피부 상태 고려해야 하는 '의료 행위'
의료계 전문가들 역시 문신 제거는 단순히 색소를 없애는 시술이 아니라, 피부 상태와 문신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의료 행위라고 강조한다. 연세스타피부과 강남본점 김영구 원장은 "문신 제거는 피부 상태와 색소의 종류, 깊이 등을 정확히 진단한 뒤 이에 맞는 레이저와 적절한 치료 강도를 선택해야 하는 시술"이라며 "잘못 시술할 경우 흉터나 색소침착 등 되돌리기 어려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의료기관에서는 주로 피코초 레이저나 큐스위치 레이저를 이용해 진피층에 있는 문신 색소를 미세하게 분쇄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잘게 부서진 색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김 원장은 "문신의 색상과 깊이, 시술 방법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1~2회 치료 후 색이 옅어진 것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완전히 제거하려면 여러 차례 치료가 필요하고, 피부 회복과 색소 배출을 고려해 최소 4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문신 제거를 받을 때는 다양한 레이저 장비를 갖추고 있는지와 충분한 치료 경험을 보유한 의료기관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치료 후 물집이 생기거나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흉터를 예방하기 위해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