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근육 손상… ‘RICE’ 대신 ‘PEACE&LOVE’가 치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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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염좌에 얼음찜질은 통증을 즉시에 줄여줄 수 있는 있지만, 오히려 회복을 늦추게 만들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축구하다가 발목을 삐거나, 테니스 치다가 근육을 다쳤을 때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취하는 방법 중 하나가 얼음찜질이다. 이른바 ‘쉬고(Rest), 얼음찜질하고(Ice), 압박하고(Compression), 다리를 높이 올린다(Elevation)’라는 RICE 요법은 최근까지 스포츠 부상 응급조치의 표준처럼 여겨졌다. 아픈 관절이나 팔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얼음과 소염제로 감각을 둔하게 만들며, 압박과 들어 올리기로 부기를 줄여 급성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 이 이 RICE 요법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런 통념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일 ‘염좌와 근육 손상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이 있다. 힌트는 얼음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스포츠의학계의 새로운 흐름을 소개했다.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다. 염증을 무조건 빨리 없앤다고 해서 회복이 빨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우리 몸이 스스로 손상 조직을 복구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기다려주고, 적절한 시점에 맞춰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염증은 몸이 보내는 ‘복구 신호’… 얼음찜질은 오히려 훼방꾼일 수도
과거엔 염증을 무조건 없애야 할 대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가 소개한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염증은 손상 부위의 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증가시키는, 치유 과정 중 하나다. 혈액을 통해 몰려든 면역 세포들은 부상으로 생긴 세포 잔해를 깨끗이 청소하고, 손상된 조직을 제거하며, 새로운 조직이 재생되도록 한다.

얼음찜질은 통증과 부기를 즉각적으로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스포츠의학 전문가인 장프랑수아 에스쿨리에 박사는 “얼음찜질은 혈관을 수축시켜 면역 세포가 손상 부위에 도달하는 과정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통증이 심하거나 부기가 심한 초기에는 얼음찜질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얼음찜질이 치료의 핵심이 아니라 통증을 다스리는 제한적인 보조 수단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에스쿨리에 박사는 또 세포 재생 활동을 방해할 수 있는 이부프로펜보다는 소염 성분이 없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의 주성분)을 복용하는 것이 회복에 더 유리하다고 말한다.

과도한 휴식은 금물, ‘가벼운 운동’을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라
아프다고 침대에만 누워 있으면 다치지 않은 부위뿐만 아니라 주변의 근육량과 힘줄, 인대의 강도까지 급속히 약해져 회복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그래서 추천되는 것이 ‘낮은 부하, 오랜 시간(Low-load, Long-Duration·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조금씩, 오래 움직이기)’ 운동이다.

예를 들어 발목이 삐었다면 가능한 한 빨리 발로 공중에 글자를 그려보는 동작을 가급적 빨리, 그리고 자주 반복하는 것이 좋다. 또 다친 다리로 벽 같은 고정 물체를 지그시 밀면, 근육이 늘어지지 않으면서도 수축하도록 만들어, 찢어지거나 뒤틀린 조직을 추가로 자극하지 않고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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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우연
P·E·A·C·E & L·O·V·E를 실천하라
에스쿨리에 박사는 ‘PEACE’와 ‘LOVE’를 새로운 근육 염좌 부상 프로토콜로 제안하면서 “RICE의 최초 주창자마저 얼음찜질과 완전한 휴식이 도움이 되기는커녕 치유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라고 덧붙였다.

<PEACE>
rotect(보호) : 처음 하루이틀 동안은 움직임을 어느 정도 제한해 부상 부위를 보호한다.
levate(거상) : 다친 팔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들어 올려 부기를 가라앉힌다.
void(단념) : 얼음찜질과 소염진통제는 피한다. 단, 소염작용이 없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는 통증 조절에 사용할 수 있다.
ompress(압박) : 테이핑이나 붕대로 압박해 부기를 줄이고 움직임을 더 쉽게 만든다.
ducate(교육) : 스스로 치료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즉시 의사나 물리치료사, 트레이너의 진단을 받는다.

<LOVE>
oad(부하) :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빨리 움직이고 가벼운 무게를 지탱해 본다.
ptimism(낙관주의) : 상황을 최악으로 생각하지 않고 곧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마음가짐도 실질적인 회복을 돕는다.
ascularization(혈관화) : 부상 부위에 건강한 혈류를 공급할 수 있도록 걷기, 실내 자전거, 수영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병행한다.
xercise(운동) : 회복되기 시작하면 관절이나 주변 조직을 강화하는 운동을 통해 재부상을 방지한다.

워싱턴포스트의 건강 칼럼니스트 그레첸 레이놀즈는 “새 프로토콜의 메시지를 잘 따르면 전통적인 RICE 요법에만 의존할 때보다 더 빠르고 온전하게 본래의 일상과 스포츠 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