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 파킨슨병 더 많은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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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남성 발병률은 여성보다 1.5~2배 높고,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 저하도 더 빠른 것으로 보고돼 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킨슨병이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자주 발생하고 증상 진행도 빠른 이유가 뇌의 '지지세포'인 신경아교세포의 성별 차이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킨슨병은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전 세계 환자는 약 940만 명으로 추산되며, 유전적 요인과 환경·생활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남성의 발병률은 여성보다 1.5~2배 높고,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 저하도 더 빠른 것으로 보고돼 왔지만 그 원인은 명확하지 않았다.

독일 자를란트대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초기 파킨슨병 환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여성에서는 69개 유전체 영역에서 DNA 메틸화 변화가 관찰된 반면, 남성에서는 2개 영역에서만 변화가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DNA 메틸화는 유전자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의 활성 여부를 조절하는 후성유전학적 기전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차이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파킨슨병 환자 73명과 건강한 대조군 24명의 사후 뇌 조직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진은 뉴런과 성상세포, 희소돌기아교세포, 미세아교세포 등 뇌를 구성하는 주요 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각각 조사하고, 뇌의 5개 영역에서 성별 차이를 살폈다.

그 결과, 파킨슨병은 남녀 모두에서 공통적인 세포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했지만, 일부 신경아교세포에서는 뚜렷한 성별 차이가 확인됐다. 성상세포에서는 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 관련 유전자 발현이 남녀에서 달랐고, 희소돌기아교세포에서는 신경섬유를 감싸 보호하는 수초(미엘린)의 생성과 유지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뇌의 특정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됐다.

연구 저자인 율리아 슐체-헨트리히 교수는 "뇌 지지세포가 에너지를 관리하고 신경 연결을 보호하는 방식에 성별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결과는 파킨슨병의 증상과 진행 양상이 남녀에서 다른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향후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킨슨병 연구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성별을 구분해 분석하면 환자별 증상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고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며, 위험도에 맞춘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신경과학회연맹(FENS Forum 2026)'에서 최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