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폐섬유화증, 산소 공급 줄여 심장에 부담 구체적인 원인·증상 달라… 조기 감별해야 치료 시기 안 놓쳐
"폐 자극 최소화하고 유산소 운동과 호흡 재활 병행해야… 한의학, 심폐 기능과 전신 면역력 회복 돕는 데 초점 맞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폐섬유화증은 폐에만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아니다. 폐 기능이 떨어져 체내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 심장에도 부담이 쌓이면서 심폐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숨이 차거나 기침이 오래 이어진다면 폐뿐 아니라 심장 상태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남선 원장은 "폐 기능 저하가 심장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심폐 기능을 함께 치료·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곤 객원기자
폐 기능 저하, 심장에도 영향
COPD는 흡연과 미세먼지 등에 오래 노출돼 기도가 좁아지고 폐포가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폐섬유화증의 경우 반복된 염증으로 인해 폐 조직이 점차 굳으면서 산소 교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두 질환은 발생 원인이 다르지만, 모두 만성적인 저산소 상태를 유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산소가 부족해지면 심장은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기 위해 더 빠르고 강하게 수축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 근육에도 부담이 쌓이고, 협심증·심근경색·부정맥·심부전 같은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 일부 폐섬유화증 환자가 심장질환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COPD와 폐섬유화증을 호흡기질환으로만 생각해선 안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영동한의원 김남선 대표원장은 "심장과 폐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장기"라며 "폐 기능이 저하될수록 심장에 전해지는 부담도 함께 커지는 만큼, 심폐 기능을 함께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폐질환·심장질환, 증상 구별 필요
COPD와 폐섬유화증, 심근경색 모두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구체적인 차이는 증상이 나타나는 방식에 있다.
COPD의 경우 만성 기침과 가래로 시작해, 움직일 때마다 숨이 가빠지는 증상이 서서히 진행된다. 폐섬유화증 역시 마른기침과 함께 호흡곤란이 점차 심해진다. 청진 시 '수포음(마찰음)'이 들리기도 한다.
반면, 심근경색은 가슴을 짓누르는 흉통이 갑자기 찾아오며, 식은땀이나 구역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통증이 왼팔, 어깨, 턱으로 퍼지는 것도 심근경색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평소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있던 환자가 이전과 다른 양상의 흉통이 생기거나 숨이 갑자기 더 차기 시작했다면 단순히 폐질환이 악화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심장 이상 여부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령이 40세 이상이면서 흡연 이력이 있고 기침, 가래, 호흡곤란이 지속될 때는 반드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김남선 원장은 "호흡기 증상과 심장 증상이 겹칠 수 있다"며 "조기에 원인을 구분해야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고 했다.
"심폐 통합 치료로 함께 관리"
COPD와 폐섬유화증은 병의 진행을 늦추고 남아 있는 폐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은 기본이며, 미세먼지와 분진 등 폐를 자극하는 환경을 피하는 게 좋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유산소 운동과 호흡 재활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도 호흡 능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폐 기능 저하가 심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심폐 기능을 함께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녹용, 녹각교 등을 활용한 김씨녹용영동탕은 폐·기관지 기능 개선과 전신 면역력, 심폐기능 회복을 돕는다. 심장 부담이 동반된 환자에게는 심폐 기능 개선과 호흡곤란 완화를 위해 우황청심원을 기반으로 사향과 침향 등을 더한 'K-심폐단'을 쓰기도 한다. 김 원장은 "COPD와 폐섬유화증은 꾸준히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생활 관리와 함께 폐 기능을 보호하고 심장 부담을 줄이는 치료가 환자 삶의 질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집에서 하는 호흡 재활]
호흡 재활은 COPD 환자의 호흡곤란을 줄이고 폐 기능 저하를 늦추는 치료법이다. 특별한 장비 없이 집에서도 실천할 수 있으며, 금연과 병행하면 증상 완화와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횡경막(복식) 호흡이 있다. 편안하게 앉거나 누운 뒤, 한 손은 가슴, 다른 손은 배에 올린다. 배가 부풀도록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들이마신 시간보다 두 배 길게 입으로 숨을 내쉰다. 이때 촛불을 끄듯 입술을 오므려 길게 내쉴 경우 호흡이 안정되고 숨이 찰 때 느끼는 답답함이 줄어든다. 하루 5~10분씩 3회 반복하면 횡격막 사용이 늘어나 호흡 효율이 높아진다.
/클립아트코리아
빨대를 이용한 호흡근 강화 운동도 도움이 된다. 빨대를 입에 물고 천천히 숨을 내쉬는 것으로, 익숙해지면 빨대를 물컵에 넣고 기포를 만드는 과정을 반복한다. 호흡이 편해질수록 물의 양을 늘리면 된다. 매일 조금씩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근을 단련하면 숨쉬는 데 필요한 근육의 지구력을 높일 수 있다.
한편, 호흡이 갑자기 힘들어질 때는 의자에 앉아 팔꿈치를 무릎이나 책상에 올리고 상체를 앞으로 약간 기울인다. 복부와 어깨의 힘을 뺀 채 천천히 호흡하면 숨을 한결 편안하게 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