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부 질환 비수술 치료의 세 가지 조건

[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93)

7월부터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등이 관리 체계 안에서 보다 엄격하게 다뤄지면서 비수술 치료 환경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던 치료들은 앞으로 의학적 필요성, 증상 호전 여부, 치료 횟수의 적정성 등을 더 분명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로 인해 비수술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한편, '이제 도수치료가 어려워졌으니 주사 치료가 대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족부 질환을 오랫동안 진료해 온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변화 속에서 환자들이 비수술 치료의 본질을 오해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비수술 치료는 단순히 수술을 피하는 방법이 아니다. 통증이 생긴 구조적 원인을 찾고, 그 원인에 맞춰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전문적인 치료 과정이다.

이미지
대표적인 족부 질환 비수술 치료. /연세건우병원 제공
발바닥이나 발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상태를 보면 대부분 염증이 동반돼 있다. 의학적으로 염증은 질환의 출발점이라기보다, 불안정한 구조적 부담과 반복되는 역학적 자극이 쌓인 결과인 경우가 많다.

성공적인 비수술 치료의 첫 조건은 염증이라는 현상 뒤에 있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다. 환자의 걸음걸이, 발의 모양, 관절의 가동 범위, 인대의 이완 정도, 체중 부하의 방향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족부 질환에서 경험 많은 전문의의 판단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족부 질환 주사 치료는 안전성이 검토된 기준 안에서 환자의 상태와 진단에 맞춰 시행해야 한다. 초기 염증 조절을 위한 소염진통제 주사, 관절 윤활과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는 연골주사, 만성 조직 손상에 대한 재생의학적 주사 치료 등은 각각 적용되는 상황이 다르다. 최근에는 관절염 초기 단계나 연골 손상에서 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통해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을 목표로 하는 치료도 적용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주사를 쓰느냐보다, 왜 지금 이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하는 과정이다.

족부 비수술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은 환자 스스로 하는 스트레칭과 운동치료, 재활이다. 아킬레스건염이나 발목 인대 손상, 족저근막염의 치료 첫 단계는 아킬레스건과 발바닥 근막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이다. 여기에 발 구조에 맞는 인솔이나 보조기를 사용하면 무너진 아치를 받치고 체중 부하를 분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비수술 치료가 모든 족부 질환의 답은 아니다. 충분한 보존 치료와 주사, 스트레칭을 병행했음에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관절 통증이 지속되거나, 인대 파열로 관절 불안정성이 심한 경우, 연골 손상 범위가 넓어 진행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수술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 최근 족부 수술은 과거와 달리 최소절개나 관절경을 이용해 통증과 흉터 부담을 줄이고 회복 과정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7월부터 치료 환경이 달라졌지만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발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과잉 치료보다 원인에 맞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족부 비수술 치료의 세 가지 조건은 분명하다. 첫째, 염증 뒤에 숨은 구조적 원인을 찾는 진단. 둘째, 필요한 경우에만 신중하게 시행하는 주사 치료. 셋째, 환자 스스로 이어가는 스트레칭과 재활이다.

이미지
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연세건우병원 제공
​(*이 칼럼은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