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집도한 전립선비대증 수술… 아버지는 밤잠을 되찾았다

[헬스 톡톡] 안치현 대표원장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의원

안중원 씨, 5년 전 진단 후 증상 악화돼… 야간뇨 늘고 밤잠 설쳐
안치현 원장 "불편한 수준 넘어섰다고 판단해 빠르게 수술 결정"
'아쿠아블레이션' 시행… 비대해진 조직 손상 줄이며 미세 절제
수술 후 삶의 질 및 증상 개선… 수면 되찾고 요속 2배 이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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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원 씨(왼쪽)는 지난 3월 아들 안치현 원장으로부터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았다. 안 원장은 “35g 안팎의 작은 전립선이라도 구조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면 빠르게 수술을 받는게 좋다”고 말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안중원(70) 씨는 5년여 전 정년 퇴임 직전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았다. 당시 소변을 보는 횟수가 점차 늘긴 했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해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증상은 계속 악화됐다. 올해 들어서는 화장실 방문 주기가 2시간에서 30분으로 줄고, 갑작스럽게 소변이 마려워 볼일을 봐도 전처럼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가장 심각한 건 야간뇨였다. 밤마다 한두 차례 이상 잠에서 깨는 일이 반복됐고,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웠다. 이는 주간 졸림을 유발하고, 낮잠 이후 다시 밤잠을 설치는 악순환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아들인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의원 안치현 대표원장은 아버지의 전립선비대증이 단순히 불편한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고 판단했다. 안 원장은 "밤에 계속 깨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신체 건강이 점점 안 좋아져 수술을 해도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며 "빠르게 수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들에게 수술을 받은 안씨는 곧바로 일상을 되찾았다.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는 '숙면'이었다. 수술을 받은 날 밤, 오랜만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잤다. 그는 "잠을 푹 자게 되니 몸이 훨씬 가벼워졌고, 어디를 가도 얼굴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운전이나 외출을 할 때 화장실부터 찾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역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 삶의 질 높여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의 생식 기관인 전립선이 남성호르몬의 변화로 점차 커지는 질환이다.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를 막으면 소변 줄기 약화와 잔뇨감, 야간뇨 등 배뇨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 2024년 기준 국내 50대 이상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161만명이 넘는다.

최근 전립선비대증 치료 패러다임은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약물 치료를 최대한 유지하다 증상이 악화되면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약물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약을 장기간 복용하기 부담스러운 환자, 삶의 질 저하가 큰 환자라면 비교적 이른 시기에 수술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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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현 원장
전립선 크기·구조 고려해 치료법 결정

전립선비대증 치료에는 ▲경요도전립선절제술 ▲홀뮴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 적출술 ▲유로리프트 ▲리줌 ▲아쿠아블레이션 등 다양한 치료법이 활용된다. 각각 장단점이 있는 만큼 환자의 연령과 전립선 크기, 구조적 특징, 동반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안씨의 경우 전립선 크기는 35g 정도로 큰 편은 아니었다. 성인 남성의 정상적인 전립선 크기는 보통 20g이다. 문제는 방광과 전립선이 만나는 부위인 '방광목'이 높게 솟아 있었다. 이러면 방광에서 요도로 이어지는 입구가 위로 들려 소변길이 꺾여 있는 형태를 보인다. 안 원장은 "35g 안팎의 전립선이라도 방광목 거상과 같은 구조적 문제가 동반되면 약물 치료만으로는 증상 개선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며 "아버지 역시 그런 상태로 진단돼 방광목 구조를 함께 교정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당시 안 원장이 선택한 건 아쿠아블레이션이었다. 아쿠아블레이션은 고압의 물 분사와 로봇 기술을 활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는 치료법이다. 열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만큼 주변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으며, 전립선 구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필요한 부위를 정밀하게 절제한다. 안치현 원장은 "초음파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미세하게 절제 범위를 조정할 수 있어서 방광목 거상처럼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진 환자에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수술 결과, 안씨는 전립선비대증 관련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가 수술 전 15점에서 수술 2주 후 8점으로 떨어졌고, 삶의 질 점수 또한 4점에서 1점으로 개선됐다. 최대 요속은 초당 7.7㎖에서 16.4㎖로 증가했다.

참고 버티다 치료 시기 놓칠 수도

다양한 전립선비대증 치료 선택지가 등장하면서 치료 가능 범위도 넓어졌다. 안씨처럼 구조적 이상을 동반한 경우는 물론, 초거대 전립선비대증 환자도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여전히 상당수 남성들이 전립선비대증을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변화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안중원 씨는 "주변 친구들에게 수술 경험을 자주 이야기하지만, 배뇨장애로 불편을 겪으면서도 조금만 더 참아보겠다며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립선비대증을 단순 노화 현상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치현 원장은 "진료실에서 가장 안타까운 환자는 '나이가 들면 다 그렇다'며 버티다가 방광 기능까지 떨어진 뒤 병원을 찾는 경우"라며 "증상이 오래 지속될수록 방광 기능 회복에도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립선비대증은 수면과 일상생활 전반을 무너뜨리는 질환"이라며 "환자의 전립선 크기와 해부학적 구조, 생활양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아쿠아블레이션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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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원 씨(왼쪽)와 안치현 원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어떤 환자가 받아야 할까?

"방광목 거상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좋은 선택지인 건 맞다. 그런데 사실 대부분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에게 유리하다. 실제 미국비뇨의학회는 치료 지침을 개정해 아쿠아블레이션 권고 범위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일부 환자군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비교적 큰 전립선 환자까지 적용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유럽비뇨의학회 역시 올해 강력 권고 수술 치료법으로 포함했다."

◇로봇 수술 때 의사 역할은 제한적인가?

"오히려 반대다. 현재 기술에서 로봇은 의사가 설계한 절제 범위를 그대로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 방광목 위치와 절제 깊이, 사정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 괄약근 위치까지 모두 의사가 직접 판단한다. 절제를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하면 재발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반대로 과도하면 기능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디자인하느냐가 핵심이다."

◇성기능 보존이 가능한가?

"최근 환자들은 단순히 소변만 잘 보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요실금이나 사정 기능, 일상생활 복귀 시기까지 함께 고려한다. 아쿠아블레이션은 이러한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치료 효과를 얻도록 설계된 수술이다. 95% 이상 환자가 수술 후 사정 기능을 보존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수술 후 회복 기간은?

"환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소변줄은 하루 정도 유지한 뒤 제거한다. 수술 직후부터 소변줄기가 좋아졌다고 말하는 환자도 많고, 야간뇨 역시 비교적 빠르게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방광 기능이 오래 떨어져 있던 환자는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