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오의 毛나리자(모발 나려면 이것부터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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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발 이식을 마친 뒤에도 환자들은 자주 묻는다. “이제 탈모약은 끊어도 되나요?” 수술을 결심하기까지 오래 고민했고, 비용과 시간을 들였고, 회복 과정도 지나왔으니 이제는 탈모 치료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환자로서는 수술이 하나의 마침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진료실에서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답은 조금 조심스러워진다. 모발 이식은 탈모 치료의 끝이라기보다, 탈모가 지나간 자리를 다시 정리하는 치료에 가깝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모발 이식 후 탈모약을 먹는 이유를 ‘심은 머리가 빠지지 않게 하려고’라고 생각한다. 절반만 맞는 말이다. 후두부에서 옮겨온 모낭은 대체로 남성형 탈모의 영향을 덜 받는다. 실제로 더 중요한 문제는 이식한 머리가 아니라, 그 주변에 원래 남아 있던 머리카락이다. 남성형 탈모는 수술했다고 멈추지 않는다. 앞머리를 심어도 정수리의 탈모는 계속 진행될 수 있고, 헤어라인을 보강해도 중간부 모발은 시간이 지나며 가늘어질 수 있다. 그래서 수술 직후에는 좋아 보였던 결과가 몇 년 뒤에는 다시 어딘가 허전해 보이는 일이 생긴다.

이때 약물치료의 의미가 생긴다. 피나스테리드는 남성형 탈모에서 오래 사용된 대표적인 약이다. 남성호르몬이 DHT로 바뀌는 과정을 줄여, 유전적으로 민감한 모낭이 점점 가늘어지는 속도를 늦춘다. 모발 이식 후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한 군에서 비복용군보다 생착률, 모발 밀도, 만족도가 더 좋았다는 연구들도 있다. 한 전향 비교 연구에서는 수술 후 1년간 탈모약을 복용한 군이 비복용군보다 생착률과 모발 밀도 증가에서 우세했다.

그렇다고 모발 이식을 한 모든 사람이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젊고, 가족력이 강하고, 정수리나 중간부에 아직 남아 있는 모발이 많다면 약물치료의 이득이 크다. 이런 경우 약은 이식모를 위한 치료라기보다 앞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는 기존 모발을 지키기 위한 치료다. 반대로 나이가 비교적 많고, 탈모 진행이 오래 안정되어 있으며, 이식 범위가 제한적이라면 약 없이 경과를 보는 선택도 가능하다. 또 탈모 없이 단순히 이마가 넓거나 헤어라인 모양을 교정하는 목적의 모발 이식 역시 탈모약 복용은 필요 없다. 같은 모발 이식이라도 환자의 나이, 탈모 속도, 가족력, 남은 모발의 양에 따라 수술 후 관리 전략은 달라져야 한다.

약에 대한 걱정이 들기도 한다. 탈모약하면 많은 환자가 성기능 부작용을 먼저 떠올린다. 성욕 감소, 발기 기능 변화, 사정량 변화 등이 보고되어 있고, 드물게 기분 변화에 대한 논의도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이유만으로 두려워서 미루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탈모는 계속 진행된다. 시작 전 상태를 확인하고, 복용 후 변화를 관찰하고, 불편감이 생기면 용량이나 복용 간격, 약제 변경, 중단 여부를 조정하면 된다. 충분히 알고 대처할 수 있다.

두타스테리드는 DHT 억제 효과가 더 강해 진행이 빠른 탈모나 피나스테리드 반응이 부족한 경우 고려할 수 있다. 미녹시딜은 모발의 성장기 유지와 굵기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젊은 남성형 탈모 환자 상당수에게 약물치료는 모발 이식 수술 결과를 더 오래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의무처럼 적용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수술이 끝난 뒤에도 자신의 탈모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이해하는 일이다. 모발 이식은 이미 비어 있는 부분을 채우는 치료이고, 약물치료는 앞으로 비어갈 부분을 늦추는 치료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수술 후 약을 먹는 일이 덜 억울해진다.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머리카락 몇 가닥이 더 나는 것이 아니다. 사진을 찍을 때 고개를 피하지 않고, 밝은 조명 아래에서도 덜 신경 쓰고, 바람이 불어도 머리를 붙잡지 않고, 물이나 땀에 젖어도 괜찮은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모발 이식과 약물치료는 결국 그 목적을 위해 함께 쓰이는 도구다. 수술했으니 약이 필요 없다는 말도, 약을 먹지 않으면 수술이 의미 없다는 말도 아니다. 좋은 치료는 어느 한 쪽으로 몰아가지 않는다. 지금 남아 있는 모발과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 보며, 환자에게 필요한 만큼만 정확히 권하는 것. 모발 이식 후 탈모약에 대한 대답도 결국 거기에서 시작된다.

(*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