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 치료제도 못 쓴다… 하지불안증후군 급여기준 손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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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수면연구학회 제공
하지불안증후군(RLS)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제기됐다. 국제 진료지침에서 1차 치료제로 강하게 권고하는 약제가 국내에서는 적응증과 급여기준이 없어 사실상 사용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수면연구학회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수면의학회(AASM)의 최신 진료지침을 반영해 하지불안증후군 치료제와 철분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불안증후군은 휴식 중 다리에 불쾌한 감각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나타나며, 움직이면 증상이 완화되고 저녁이나 밤에 악화되는 신경계 질환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 불면증과 주간 졸림, 집중력 저하, 삶의 질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학회에 따르면 미국수면의학회가 2024년 발표하고 2025년 학술지에 게재한 성인 하지불안증후군 진료지침에서는 항경련제로 사용되는 프레가발린과 가바펜틴, 가바펜틴 에나카르빌을 ‘강한 권고’ 치료로 제시했다.

반면, 과거 1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된 도파민 작용제는 장기 사용 시 ‘증상 악화’ 위험을 고려해 일차치료 권고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지침이 변경됐다. 증상 악화는 치료 이전보다 증상이 더 이른 시간에 시작되거나 신체 다른 부위로 확대되는 현상으로, 장기간 도파민 작용제를 사용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프레가발린과 가바펜틴이 하지불안증후군 적응증을 갖고 있지 않아 허가초과(오프라벨) 사용에 해당한다. 별도의 건강보험 급여기준도 없어 실제 처방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학회는 비급여 처방 역시 의료기관별 승인 절차가 필요해 진료 현장에서 활용이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분 치료에 대한 급여기준도 바꿔야 한다는 게 학회의 주장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주요 병태 생리 중 하나가 뇌 철분 부족으로 알려져 있어 국제지침에서는 혈청 페리틴 수치 등을 기준으로 정맥 철분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철분주사 건강보험 급여가 주로 중증 철결핍성 빈혈 환자를 대상으로 적용돼, 빈혈은 없지만 철 저장량이 부족한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학회는 ▲중등도 이상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에 대한 프레가발린·가바펜틴 급여기준 마련 ▲도파민 작용제 장기 사용 후 증상 악화 환자의 치료 전환 기준 마련 ▲하지불안증후군 특성을 반영한 철분주사 급여기준 신설 ▲환자 특성을 고려한 국내 진료지침 및 보험기준 정비 등을 제안했다.

신원철 대한수면연구학회장은 “국제 진료지침이 강하게 권고하는 치료가 국내에서는 급여와 처방 측면에서 제한되는 상황”이라며 “최신 근거를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