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의사들, 척추·관절 위해 어떤 운동 하고 있을까?

[의사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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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의사들에게, 허리 건강을 위해 평소 어떤 운동을 하는지 물었다. /클립아트코리아
허리 통증은 현대인의 고질병이다.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묵직한 통증을 경험하게 된다. 문제는 퇴근 이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도 통증이 쉽게 사라지지 않거나, 오히려 잘못된 동작으로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막막할 때는 정형외과 의사들의 도움말을 참고해 보자. 하루 종일 진료실과 수술방 사이를 오가는 정형외과 의사들에게, 허리 건강을 위해 평소 어떤 운동을 하는지 물었다.

◇관절 부담 적지만, 스트레칭 효과 좋은 ‘수영’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형외과 이수빈 교수는 일주일에 1~2회, 30분씩 수영을 하고 있다. 수영은 물의 부력으로 척추나 무릎 등 전신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지만, 허리와 코어 근육 등 전신 근육을 골고루 사용해 스트레칭 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운동도 통증이 생길 만큼 해서는 안 된다. 이수빈 교수는 “통증이 느껴지면 무리하게 목표치를 달성하려 하지 말고, 일단 쉬면서 동작을 교정해 봐야 한다”며 “나 역시 최근에 턴 동작을 할 때 허리가 아파 무리하게 동작을 취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주의해야 하는 운동으로는 고중량 스쿼트나 데드리프트처럼 허리에 수직 하중이 전달되는 웨이트 운동을 꼽았다. 이런 운동은 척추에 큰 압박이 가해져, 잘못된 자세로 시행하거나 자신의 근력 수준을 넘어서는 무게를 들면 통증으로 이어진다. 이수빈 교수는 “이런 운동 자체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충분한 근력과 올바른 자세를 습득한 상태에서 자신의 상태에 맞게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허리 부담 없이, 엉덩이 근육 키워주는 ‘사이드 레그레이즈’
세종충남대병원 정형외과 윤자영 교수는 매일 자기 전에 사이드 레그레이즈 운동을 한다. 고관절 무혈성 괴사로 치료받은 뒤, 중둔근과 대둔근의 중요성을 느껴 시작했다. 실제로 만성 허리 통증 환자들 중에선 엉덩이 근육이 약해져 있는 사람들이 많다. 사이드 레그레이즈는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엉덩이 근육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다. 먼저 골반이 뒤로 넘어가거나 돌아가지 않도록 옆으로 눕고, 다리를 30~45도로 들어올린다. 운동을 할 때는 자극이 허리가 아니라 옆 엉덩이에 느껴져야 한다. 다리를 너무 높이 들면 골반이 기울어지고 허리에 부담이 간다. 반동을 주지 말고, 편안하게 숨을 쉬면서 올릴 때 2초, 내릴 때 2초 정도로 천천히 움직인다. 강도를 높이고 싶을 때는 허벅지에 밴드를 걸어 준다. 윤자영 교수는 양쪽 각각 20개씩, 3세트씩 운동을 하고 있다.

되도록 하지 않는 운동은 윗몸일으키기와 크런치처럼 허리를 앞으로 굽히거나 비트는 동작이다. 무릎을 편 채 서서 발끝을 짚거나 반동을 주면서 허리를 좌우로 비트는 것도 좋지 않다. 근육량이 있는 운동선수라면 괜찮지만, 일반인은 디스크 뒤쪽을 감싼 조직이 상하면서 디스크 탈출로 이어질 수 있다. 윤자영 교수는 “굽히는 힘, 비트는 힘, 누르는 힘이 한꺼번에 가해지면 배 근육을 단련하려다 허리를 다치게 된다”며 “배 근육을 키우고 싶다면 플랭크처럼 허리를 곧게 편 채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균형 잡힌 자세 유지해 주는 ‘달리기·맨몸 스쿼트·팔굽혀펴기’
압구정노트정형외과 황상필 대표원장은 속도를 9로 맞춘 러닝머신에서 주 5회 30분씩 달리기를 한다. 맨몸 스쿼트와 팔굽혀펴기도 각각 100회씩 하고 있다. 달리기는 디스크의 혈액순환을 늘리고 코어 근육의 긴장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무릎과 발목 부상이 생길 수 있어 이보다 더 빨리, 오래 달리는 건 피한다. 맨몸 스쿼트와 팔굽혀펴기는 각각 엉덩이와 기립근, 등과 가슴의 근력을 유지해 자세 유지에 도움이 된다. 황상필 원장은 “맨몸 스쿼트를 할 때는 자세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무릎과 디스크를 보호하기 위해 무게를 지지 않는다”고 했다. 팔굽혀펴기는 횟수를 늘리지 않고 20개씩 끊어서 한다. 이렇게 해야 어깨와 손목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자세가 흐트러지는 걸 막을 수 있다.

황상필 원장도 데드 리프트를 주의해야 하는 운동으로 꼽았다. 초보자와 경력자 모두 무게를 과도하게 올려서는 안 된다. 자세가 틀어지면서 디스크, 허리, 엉덩이 근육이 모두 망가질 수 있다. 윗몸 일으키기도 디스크 탈출 가능성을 높인다. 황상필 원장은 “작은 반경으로 운동을 하는 건 안전하나, 바닥에 완전히 누운 상태로 무릎에 닿을 만큼 윗몸 일으키기를 하면 구부러진 자세와 복압의 증가로 허리에 무리가 간다”고 했다.

◇허리 근지구력 키워주는 ‘빠르게 걷기·플랭크·버드독·맥길 컬업·실내 자전거’
연세스탠다정형외과 장기준 대표원장은 “장시간 수술이나 진료를 하면서 허리 근지구력의 필요성을 절감해 운동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현재는 주 5~6회 30~40분씩 빠르게 걷거나, 주 4~5회 30~60초씩 플랭크를 3세트씩 하고 있다. 등과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버드독 운동은 주 3~4회, 좌우 각각 10~15회씩 3세트 한다. 한쪽 무릎을 세우고 누운 상태에서 어깨가 살짝 들릴 정도로 상체를 드는 맥길 컬업은 주 3~4회, 10회씩 3세트 반복한다. 실내 자전거는 주 2~3회, 20~30분 탄다. 장기준 원장은 “걷기는 허리에 과도한 충격을 주지 않는 운동이고, 코어 운동은 천천히 정확한 자세로 시행할 경우 척추를 안정적으로 지지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준다”며 “운동을 할 때는 척추를 가능한 중립 자세로 유지하고, 복부에 힘을 준 상태로 동작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자세가 무너진 상태에서 하는 고중량 웨이트 운동은 경계해야 한다. 고중량 데드리프트, 바벨 백스쿼트, 반복적인 윗몸일으키기, 허리 비틀기, 반복해서 점프하는 고강도 플라이오메트릭 운동도 주의가 필요하다. 장기준 원장은 “잘못된 자세나 과도한 중량은 척추 디스크와 후관절에 큰 부담을 줄 수 있고, 기존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개인의 상태에 맞는 운동 강도를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운동이 처음이라면 횟수를 늘리기보다는 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자세를 먼저 배우고, 통증이 느껴지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