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펌프 믿었는데… 오작동에 의식 잃은 55세 남성의 사연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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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게 1형당뇨병을 관리해 온 남성이 자동 인슐린 펌프 오작동으로 의식을 잃고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미러
당뇨병 관리에 도움을 주는 자동 인슐린 펌프는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효과적인 장치다. 하지만 드물게 기기 오작동이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저혈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에서 40년 넘게 1형당뇨병을 관리해 온 남성이 자동 인슐린 펌프 오작동으로 의식을 잃고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0일(현지시각) 외신 미러(Mirror)에 따르면 영국 노팅엄셔에 거주하는 아드리안 브루킹(55)은 1984년 10대 시절 1형당뇨병을 진단받은 뒤 평생 인슐린 치료를 받아왔다. 약 6년 전부터는 혈당 측정기와 연동돼 자동으로 인슐린을 주입하는 인슐린 펌프 '옴니팟5(Omnipod 5)'를 사용하며 혈당을 관리했다.

사건은 지난 5월 새벽 발생했다. 아내 줄리 브루킹은 침대에서 남편이 의식을 잃은 채 몸이 돌처럼 굳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처음에는 장난치는 줄 알았지만 흔들어 보니 몸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사이 구급대가 도착했고, 현장에서 포도당을 투여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다.

검사 결과 혈당 측정기와 인슐린 펌프 시스템이 오작동하면서 이미 혈당이 위험할 정도로 낮은 상태였는데도 인슐린이 계속 주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의 혈당은 0.8mmol/L까지 떨어져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한 저혈당 상태였다. 그는 병원에서 포도당 치료 등을 받은 뒤 혈당을 회복했다.

브루킹은 가족의 심폐소생술과 의료진의 신속한 처치 덕분에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사건 이후 현재까지 회복 치료를 받고 있으며, 심방세동이 발생해 약물과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다. 그는 “그날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아무 이상이 없었다”며 “진단 전에는 기계가 이렇게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옴니팟5 제조사인 ‘인슐렛(Insulet)’은 대변인을 통해 “이번 부작용 보고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시판 후 안전성 모니터링 절차에 따라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검토가 완료되면 환자에게 보고서 결과를 공유하고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1형당뇨병은 자가면역 반응 등으로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거의 또는 전혀 분비되지 않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전체 당뇨병 환자의 2~3% 미만을 차지하며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하지만 성인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혈당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평생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해야 한다.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혈당을 파악해 자동으로 인슐린 주입량을 조절하는 폐쇄형 인슐린 펌프가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혈당 조절과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