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엘보’가 팔꿈치 병? 어깨와 손목이 문제다

[운동은 근육빨] 테니스 ①테니스 엘보는 몸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생긴다

이미지
영국의 테니스 스타 앤디 머레이는 하체 핸디캡에도 불구, 상체를 탄탄하게 구축하면서 상대의 대포알 같은 타구를 백핸드로 무리 없이 받아내고 있다. /게티이미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나 요즘 테니스 엘보가 온 것 같아”라고 말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테니스 엘보’가 꼭 테니스를 쳐서 겪는 통증은 아니다. 골프 도중 뒤땅을 치거나, 헬스장에서 덤벨을 무리하게 들 때 팔꿈치 바깥쪽에 찌릿한 증상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이 통증을 ‘테니스 엘보’라고 통칭해 부른다. 그렇다면 이 테니스 엘보는 왜 찾아오는 것일까.

테니스 엘보는 상체 부실로 시작된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튀어나온 뼈에 붙어 있는 힘줄에 미세한 파열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통증은 팔꿈치에서 느끼지만, 원인은 다른 곳에서 나온다. 어깨와 날개뼈(견갑골) 근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손목 신전근(손목을 뒤로 젖히는 전완근)을 무리하게 쓰다가 그 스트레스가 손목 근육이 뼈와 맞닿은 팔꿈치 바깥쪽 힘줄에 쏠리면서 일어나는 것이다. 테니스 치지 않는 직장인이 키보드와 마우스로 종일 손가락 씨름을 벌이다 팔꿈치 통증을 느끼는 원리와도 같다.

테니스 코트에서 이 메커니즘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동작이 바로 ‘백핸드’다. 날아오는 공을 정면으로 받아치는 포핸드와 달리 백핸드는 몸을 등지고 손등이 앞으로 향하게 해서 오는 공을 ‘밀어내야’ 한다. 포핸드는 손바닥이 앞을 향하는 동작이라 하체와 몸통 회전을 이용해 큰 근육의 힘을 전달하기 쉽다. 반면 백핸드는 몸통 회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면 손목과 팔꿈치 부담이 커진다. 이때 프로와 동호인의 팔꿈치 운명이 갈린다.

머레이의 백핸드처럼 상체를 고정해라
윔블던이 배출한 영국의 테니스 영웅 앤디 머레이(Andy Murray)는 금속 인공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하체의 치명적인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코트에 복귀해 상대의 대포알 같은 공을 백핸드로 무리 없이 받아냈다.

머레이가 충격을 버텨내고 안정적인 백핸드를 구사할 수 있었던 것은 상체가 안정됐기 때문이다. 머레이는 임팩트 순간 등 뒤 전거근(앞톱니근)과 회전근개, 몸통 안정근을 동시에 사용해 날개뼈와 어깨를 하나의 구조처럼 고정해 단단한 벽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공의 충격이 손목이나 팔꿈치로 가지 않고 등, 어깨, 몸통으로 골고루 분산된다. 머레이에게 팔꿈치와 손목은 라켓을 거드는 도구일 뿐이었다.

동호인의 팔꿈치가 터지는 이유
일반 동호인들은 임팩트 순간 어깨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공이 날아오면 몸이 뒤로 빠지면서 몸통의 벽이 무너진다. 몸통과 견갑골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니, 공을 때리는 순간 라켓이 뒤로 밀리지 않으려고 손목을 무리하게 쓰게 되고, 결국 그 부담이 팔꿈치 힘줄로 전달돼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충격이 수십, 수백 번 쌓이면 손목 신전근 힘줄이 빨랫줄처럼 팽팽해지다 못해 뼈에 있는 접합부 조직이 뜯겨나가게 된다. 초기엔 욱신거리는 정도이지만, 계속 놔두면 힘줄이 헤어져 나중에는 라켓은커녕 정수기 생수통을 들거나 문고리를 돌릴 때, 행주를 짤 때도 통증을 느끼는 만성 힘줄 변성으로 이어진다.

이미지
그래픽=김경아
의자를 활용한 ‘팔꿈치 안전’ 자가 테스트
가벼운 의자나 다소 무거운 책을 이용해 팔꿈치 힘줄의 건강도를 체크해 본다.
①의자 등받이를 마주 보고 선다.
②팔을 앞으로 똑바로 뻗고, 손바닥이 아래를 향하도록 의자 모서리를 잡는다.
③그 상태로 팔꿈치를 굽히지 않고 그대로 의자를 위로 들어 올린다.
☞의자를 들어 올리는 순간 팔꿈치 바깥쪽 뼈가 찌릿하거나 욱신거리면 이미 테니스 엘보가 시작된 상태이다.

팔꿈치가 아플 때는? 덤벨을 이용해 버티는 힘을 길러라
팔꿈치가 아프면 보통 ‘테니스 엘보 밴드’를 사서 팔꿈치를 꽉 조여 맨다. 당장의 통증을 줄이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힘줄 자체를 회복시키지 못한다. 힘줄은 혈관 분포가 적어 혈액 공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손상되면 회복 속도가 느리다. 재활에 효과적인 방법은 근육이 늘어나면서 힘을 쓰는 ‘편심성’ 운동이다. 가벼운 덤벨과 생수통을 활용하면 된다.
①아픈 쪽 팔을 테이블이나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손목만 바깥으로 뺀다.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한다.
②반대쪽 손을 사용해 아픈 쪽 손목 위를 위로 편안하게 들어 올린다.
③반대쪽 손을 떼고, 아픈 쪽 손목 힘만으로 덤벨의 무게를 버티며 5초 동안 아주 천천히 아래로 내린다.
※10회씩 3세트 반복한다.
☞ 위로 올리는 동작에서는 반대 손이 도와주고, 내려올 때만 힘을 버티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지
그래픽=김경아
테니스 엘보를 예방하는 헬스장 운동들
팔꿈치를 보호하려면 팔꿈치만 단련해서는 안 된다. 손목·어깨·날개뼈까지 함께 강화해야 한다.

①페이스 풀(Face Pull): 상체의 단단한 벽 만들기
케이블이나 밴드를 얼굴 쪽으로 당기는 운동. 어깨 뒤쪽과 회전근개, 날개뼈 주변 근육을 강화해 준다.
☞무게보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당길 때 팔꿈치가 손목보다 높게 유지해야 어깨 충돌을 피할 수 있다.

②파머스 캐리(Farmer’s Carry): 악력 기르기
양손에 같은 무게의 덤벨이나 케틀벨을 들고 30~40m 정도 걷는다. 악력과 전완근은 물론 어깨와 몸통 안정성까지 함께 키울 수 있다.
☞걸을 때 어깨가 앞으로 말리지 않게 가슴을 펴고 날개뼈를 고정한다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③밴드 외회전(External Rotation): 어깨 중심축 고정
팔꿈치를 몸통에 붙인 채 탄성 밴드를 바깥쪽으로 천천히 벌린다. 회전근개를 강화해 어깨를 안정시키고 손목과 팔꿈치에 전달되는 부담을 줄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