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도 못 알아봐” 숙취인 줄 알았던 40대 남성… ‘의외의 질병’ 때문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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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을 숙취로 여겼다가 뇌출혈 진단을 받은 영국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사진=더선
술을 마신 다음 날 두통과 무기력감을 느끼면 대부분 숙취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말이 어눌해지고 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숙취가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뇌출혈의 신호일 수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선(The Sun)에 따르면, 영국 데번주에 거주하는 마이크 주얼(42)은 지난해 9월 친구들과 함께 사과를 수확한 뒤 사과주를 만들어 마시며 평범한 술자리를 가졌다. 다음 날 아침 그는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을 느꼈지만 술을 마신 뒤 나타나는 흔한 숙취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내 엘리(38)는 남편의 말투가 평소와 다르게 어눌해진 것을 이상하게 여겨 곧바로 병원으로 데려갔다. 검사 결과, 그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즉시 뇌압을 낮추기 위한 수술을 진행했고, 마이크는 2주 동안 인위적인 혼수상태에 놓였다. 이후 의식을 되찾았지만 왼쪽 팔다리에 심한 마비가 생겨 다시는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또한 일시적으로 갓 태어난 아들의 존재와 출산 사실조차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이크는 스마트폰 터치와 차 끓이기 등 기초 재활 훈련에 꾸준히 매진했고, 재활 과제를 일주일 만에 모두 완수했다. 이후 수개월간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받은 끝에 올해 2월 다시 직장으로 복귀했다.

마이크는 당시를 떠올리며 “술을 많이 마신 것도 아니었다”며 “온몸에 힘이 빠지고 꿈속에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이 흐릿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때 바로 병원에 간 것이 내 목숨을 살렸다”며 “뇌졸중은 젊은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발생한다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가 겪은 뇌출혈은 뇌졸중의 한 종류로,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 안이나 주변에 출혈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출혈이 생기면 혈종이 뇌를 압박해 뇌압이 급격히 상승하고, 이로 인해 뇌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 대표적인 원인은 고혈압이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뇌혈관 벽이 약해져 작은 자극에도 혈관이 터질 위험이 커진다.

초기에는 극심한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나 숙취나 편두통으로 오인할 수 있다. 하지만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하고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을 의심해야 하는 대표적인 징후는 ‘FAST 법칙’으로 요약된다. ▲Face(얼굴 마비로 인해 입꼬리가 한쪽으로 처짐) ▲Arm(한쪽 팔에 힘이 빠져 제대로 들어 올리지 못함) ▲Speech(발음이 흐려지거나 횡설수설함) ▲Time(위 증상 중 하나라도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증상이 시작된 시간을 확인)이다.

뇌출혈 치료는 출혈의 위치와 원인, 출혈량에 따라 달라진다. 출혈량이 적고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이라면 혈압을 조절하고 뇌부종을 줄이는 약물치료를 시행하며 경과를 관찰한다. 반면 마이크처럼 출혈량이 많아 뇌압이 크게 상승한 경우에는 혈종을 제거하거나 두개골 일부를 열어 뇌압을 낮추는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급성기 치료 이후에는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언어치료 등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신체 기능과 일상생활 능력의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혈압을 유발하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비만, 흡연, 과음 등 생활 습관 관련 위험 요인을 가진 젊은 연령층이 늘면서 젊은 연령층의 뇌출혈 위험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박용숙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장주성 서울의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자발성 뇌출혈로 입원한 30~49세 환자 73명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83.6%는 남성이었으며 이들 중 약 50%는 비만(BMI 25kg/㎡ 초과)에 해당했다. 또한 흡연 이력이 있는 환자는 47.2%, 고콜레스테롤혈증은 33.3%, 과도한 음주 습관은 30.6%를 차지해 생활 습관 관련 위험 요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혈압 관리와 비만 예방, 금연, 절주가 젊은 연령층의 뇌출혈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