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줄 알았는데”… 얼굴 한쪽 마비 부른 뜻밖의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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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세이헌트증후군으로 인해 안면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쪽 얼굴이 처지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면 단순 피로나 일시적인 증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귀 주변 대상포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람세이헌트증후군일 수 있다. 람세이헌트증후군, 대체 어떤 질환일까?

◇람세이헌트증후군, 몸속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로 발생하는 질환
람세이헌트증후군은 과거 수두를 앓은 뒤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바이러스가 귀 주변의 안면신경을 침범하면서 발생하는데 안면신경에 염증이 생기면서 한쪽 얼굴에 마비가 나타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때문에 람세이헌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는 얼굴이 한쪽으로 처지고 눈을 감기 어렵거나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는 증상이 생긴다.

람세이헌트증후군은 안면마비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전에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가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귀통증과 귓바퀴 또는 외이도의 발진·물집이다. 이 밖에도 피로, 귀 뒤쪽 유양돌기 통증, 한쪽 혀의 미각 이상, 청력 저하, 어지럼증 등이 안면마비에 앞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귀 주변이 붉어지거나 만졌을 때 통증이 있고 평소와 다른 쓴맛이나 혀 감각 이상이 동반된다면 단순 피로나 감기 증상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한쪽 얼굴이 뻣뻣해지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입꼬리가 한쪽으로 처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람세이헌트증후군은 발병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와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경희대한방병원 강중원 교수는 경희의료원 공식 병원보 PROPOSE에서 “치료 시간이 늦어질수록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며 “최대한 빨리 병원에 와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가 늦어지면 손상된 안면신경이 회복되지 않아 안면마비가 영구적으로 지속되거나 미각 이상, 청력 저하, 이명, 어지럼증, 신경통 등 다양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후유증 줄이려면 회복기 관리도 중요
람세이헌트증후군은 초기 약물 치료 이후에도 회복 과정에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안면마비로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으면 각막이 공기에 노출돼 안구건조증이나 각막염, 각막궤양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람세이헌트재단(Ramsay Hunt Syndrome Foundation)은 인공눈물과 안연고를 사용해 눈을 보호하고 취침 시에는 눈을 완전히 감은 뒤 테이프로 고정하거나 안대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안면 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며 재활치료를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회복을 서두르기 위해 얼굴 근육을 무리하게 움직이면 오히려 얼굴 근육이 의도치 않게 함께 움직이는 ‘연합운동’이 생기거나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증상이 호전된 뒤에도 청력 저하나 어지럼증, 안면 기능 회복 여부 등 예후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며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