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에서 ‘생선 비린내’ 나는 것도 대사질환… 식단 바꾸는 게 도움

이미지
몸에서 생선이 썩는 듯한 악취가 난다면 '생선냄새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이면 체취를 걱정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평소 땀이 많은 사람이라면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불쾌한 냄새를 맡을 때마다 ‘혹시 내 몸에서 나는 냄새는 아닐까’ 하고 신경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도 몸에서 생선이 썩는 듯한 냄새가 지속된다면 ‘생선냄새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FMO3 효소 이상으로 생기는 희귀 대사질환
'생선냄새증후군'의 의학적 명칭은 트리메틸아미뇨증(Trimethylaminuria·TMAU)이다. 소변과 땀, 호흡 등에서 생선이 썩는 듯한 악취가 나는 희귀 대사질환이다. 우리 몸에서는 트리메틸아민(TMA)이라는 화학물질이 생성된다. 정상적인 경우 간으로 운반된 뒤 FMO3 효소에 의해 냄새가 없는 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TMAO)로 산화된다. 그러나 FMO3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TMA가 충분히 분해되지 못한 채 체내에 축적되고, 땀이나 소변, 호흡 등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면서 특유의 생선 썩는 냄새가 발생한다.

◇체취보다 더 큰 문제는 심리·사회적 고통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체취에서 나는 생선 썩는 냄새다. 일부 환자에서는 고혈압이나 비정상적으로 빠른 심박동이 동반될 수 있으며, 드물게는 비장비대, 빈혈, 백혈구 감소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대부분은 악취 외에 뚜렷한 신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신체 증상보다 심리·사회적 영향이다. 악취로 인해 대인관계를 피하거나 직장·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심할 경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대인기피증 등의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근본적 치료법 부재, 식이요법이 최선
현재 트리메틸아미뇨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은 없다. 환자 스스로 식이요법과 체취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TMA 생성의 원료가 되는 콜린과 카르니틴이 많이 함유된 계란노른자, 콩류, 붉은살코기, 생선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콜린은 신경계와 간 건강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인 만큼 무리하게 제한하기보다는 의료진과 상담해 식단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타민 B2(리보플라빈)는 FMO3 효소의 기능을 일부 보조할 수 있어 하루 50mg 정도 복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체취가 단순한 위생 문제를 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거나, 양치와 샤워를 해도 생선 썩는 냄새가 지속된다면 내분비내과나 유전대사질환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