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해진 전립선, 요도 압박하며 배뇨 기능에 영향 소변 마려워 자다가 깨는 야간뇨, 삶의 질 떨어뜨려 '아쿠아블레이션' 수술, 초거대 전립선에도 시행 가능 크기·형태 따라 치료법 달라… "환자 맞춤 전략 중요"
잠자리에 들어도 두 시간 정도 지나 다시 화장실을 찾는다. 소변을 보고 돌아와도 개운하지 않고, 밤새 반복되는 배뇨로 수면이 끊긴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전립선이 점차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배뇨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스탠탑비뇨의학과의원 김도리 대표원장은 "야간뇨가 반복되는 경우 이미 질환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도리 원장이 환자별 전립선 크기에 따른 치료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탠탑비뇨의학과의원 제공
전립선비대증, 세뇨·야간뇨·잔뇨감 유발
전립선비대증은 서서히 진행된다. 처음에는 소변 줄기가 예전보다 가늘어지거나 중간에 끊기는 정도로 시작된다. 배뇨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이 남고, 화장실을 다녀온 직후 다시 요의를 느끼는 경우도 흔하다. 질환이 진행되면 하루 8회 이상 화장실을 찾는 빈뇨가 나타나고, 갑작스럽고 강한 요의를 참기 어려워진다.
특히 밤에 두 차례 이상 잠에서 깨 화장실을 찾는 야간뇨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이다. 야간뇨가 반복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낮에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 집중력이 저하돼 업무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배뇨장애의 원인은 전립선 비대에 따른 요도 압박이다. 전립선이 커질수록 소변 통로는 좁아지고 배뇨 저항은 커진다.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잔뇨감이 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립선 상태 제각각… 치료법도 달라
전립선비대증 치료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는 환자마다 전립선 크기와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상 전립선은 약 20cc 정도의 호두 크기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커진다. 방치하면 100cc를 훌쩍 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환자에게서는 토마토 한 알에 가까운 150cc 안팎의 초거대 전립선이 발견되기도 한다.
전립선의 크기에 따라 치료 선택지도 달라진다.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은 중간 크기 전립선 치료에 널리 활용되고, 홀뮴레이저 수술은 거대 전립선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다만 두 수술은 출혈 부담이 있고, 회복 기간도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리줌이나 유로리프트 같은 최소 침습 시술은 일반적으로 80g 이하 전립선에 적용된다. 수술에 비해 부담은 덜하지만 전립선이 지나치게 크거나 중엽이 방광 안으로 돌출된 경우에는 적용이 쉽지 않다. 김도리 원장은 "전립선 크기만으로 치료법을 결정할 수 없다"며 "모양과 돌출 위치에 따라서도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전립선(좌)과 비대해진 전립선(우). /스탠탑비뇨의학과의원 제공
아쿠아블레이션, 열 대신 물 사용
전립선 크기나 모양으로 인해 기존 치료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아쿠아블레이션'이 주요 선택지 중 하나로 꼽힌다.
아쿠아빔 장비를 이용해 고압의 식염수 워터젯으로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이어 국내에서도 신의료기술로 지정되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아쿠아블레이션은 전립선 크기에 따른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 치료 범위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술은 집도의가 방광경과 직장 초음파 영상을 바탕으로 치료 범위를 설정한 뒤 로봇이 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전립선 크기뿐 아니라 모양, 주변 구조까지 반영해 절제 범위를 설계할 수 있다. 김도리 원장은 "레이저나 전기소작처럼 조직을 태우는 것이 아닌 고압 식염수만으로 조직을 절제하기 때문에 손상을 줄일 수 있다"며 "성기능 보존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했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아쿠아블레이션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료법은 환자 상태와 증상, 전립선 크기·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같은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환자의 전립선 구조를 얼마나 정확히 분석하느냐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김도리 원장은 "전립선 크기와 형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환자 특성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광에 어떤 영향 줄까]
전립선비대증이 지속되면 좁아진 요도를 통해 소변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방광이 더 강하게 수축한다.
이러한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방광 기능이 점차 저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가 발생하거나 반복적인 요로감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배출되지 못한 소변으로 인해 방광 내 압력이 계속 높아지면 신장과 연결된 상부 요로에도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김도리 원장은 "방치할 경우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반복되는 배뇨장애를 단순 노화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