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보충제 크레아틴, 우울증 치료에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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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아틴을 8주간 복용한 환자군이 위약군보다 우울 증상이 더 크게 감소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근력 향상과 운동 수행 능력 개선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보충제인 크레아틴이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 않지만, 새로운 보조 치료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 오타와대 연구진은 크레아틴 우울증 치료 효과를 평가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다섯 건을 분석한 결과 일부 환자군에서 우울 증상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브레인 메디슨(Brain Medicine)'에 게재됐다.

크레아틴은 운동선수와 일반인 사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스포츠 보충제 중 하나다. 근육 내 에너지 저장량을 늘려 고강도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피로를 줄이는 효과가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크레아틴이 근육뿐 아니라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뇌는 인체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 중 하나로, 세포 에너지 공급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우울증 등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한국과 미국, 브라질, 이스라엘, 인도에서 수행된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했다. 전체 참가자는 238명으로, 126명은 크레아틴을 복용했고 112명은 위약을 투여받았다. 평균 연령은 36세였으며 대부분 여성이었다. 분석 대상 연구 중 두 개는 여성만 참여했다. 연구 결과 다섯 건 가운데 두 건의 연구에서는 크레아틴이 우울 증상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모두 주요우울장애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였다.

한 연구에서는 항우울제 에스시탈로프람과 함께 하루 5g의 크레아틴을 8주간 복용한 환자군이 위약군보다 우울 증상이 더 크게 감소했고, 증상이 거의 사라진 상태인 관해에 도달한 비율도 더 높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인지행동치료와 크레아틴을 병행한 환자군에서 우울 증상이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머지 세 건의 연구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우울증 환자와 청소년 여성, 양극성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크레아틴 복용이 위약 대비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경미한 위장관 증상 외에는 특별한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양극성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크레아틴을 복용한 일부 환자에게 경조증이나 조증이 발생해 질환 특성에 따른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크레아틴이 세포 주요 에너지원인 아데노신삼인산 재생을 돕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뇌세포 에너지 대사가 개선되면 기분 조절과 관련된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크레아틴은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를 주도한 바삼 제리우스 파레스 연구원은 "크레아틴과 우울증 연관성은 흥미로운 신호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릴 단계는 아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어떤 환자군에서 효과가 있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근거만으로 크레아틴을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권고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적정 용량, 치료 기간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