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비만, 유전 영향 컸다

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부모의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자녀의 BMI도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말이 있다. 그 연관성이 임신 중 산모 체중의 영향인지, 유전적 요인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최근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 부모와 자녀 BMI의 연관성은 임신 중 산모 체중보다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브리스톨대, 호주 퀸즐랜드대,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노르웨이 모자 코호트에 등록된 아동 약 8만6000명을 분석했다. 출생부터 8세까지의 BMI 변화와 식습관 자료를 살펴보고, 여러 세대에 걸친 쌍둥이와 형제·이복형제 관계를 비교해 부모와 자녀 BMI의 연관성에서 유전적 요인을 따로 평가했다.

출생체중은 어머니 BMI의 영향을 아버지보다 더 크게 받았다. 연구팀은 임신 중 자궁 내 환경이 태아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했다. 반면 성장 이후에는 양상이 달랐다. 2세부터 8세까지는 부모 BMI와 자녀 BMI의 연관성이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브리스톨대학교 의과대학 톰 본드 박사는 "부모 BMI와 자녀 BMI의 연관성은 대부분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됐다"며 "예비 부모가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자녀의 건강한 체중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추가 분석에서는 어머니 BMI와 8세 자녀 BMI의 연관성 가운데 약 79%, 아버지는 약 94%가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됐다. 부모 BMI가 높을수록 아이가 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감정적으로 과식하는 경향도 함께 나타났지만, 이러한 식습관까지 유전의 영향으로 볼 수 있는지는 이번 연구만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공동 연구자인 퀸즐랜드대학교 데이비드 에반스 교수는 "산모 BMI는 출생체중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아이가 성장한 뒤 비만 위험에는 유전적 영향을 제외하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부모의 생활습관이나 양육 환경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전적 소인을 가진 아이도 식습관과 신체활동 등 성장 환경에 따라 비만 위험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임신 중 산모 건강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산모 비만은 여전히 산모와 태아 모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슨(PLOS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