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밝은 조명, 황반변성·녹내장 위험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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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약 1000럭스를 눈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으로 제시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저녁 시간 밝은 인공조명에 자주 노출되면 황반변성, 녹내장, 백내장 등 노인성 안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상하이교통대 의과대학과 상하이종합병원 연구팀은 영국 성인 8만2826명을 평균 7.8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저녁 시간 밝은 인공조명에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노인성 안질환 발생 위험이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제로사이언스(GeroScienc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40~69세 성인 8만2826명을 대상으로 광센서가 장착된 손목 착용 기기를 이용해 7일 동안 빛 노출량을 측정했다. 이후 오후 8시부터 11시 30분까지 평균 조도에 따라 참가자를 하위 50%, 50~70%, 70~90%, 상위 10% 등 네 그룹으로 나눈 뒤 백내장, 연령관련 황반변성, 원발개방각녹내장 발생 여부를 평균 7.85년간 추적했다. 분석에는 나이, 성별, 흡연 여부, 체질량지수(BMI) 등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반영했다.

추적 기간 6058명이 노인성 안질환을 진단받았다. 분석 결과, 약 1000럭스 이상의 밝은 인공조명에 노출된 상위 10% 그룹은 가장 어두운 환경에 속한 하위 50% 그룹보다 연령관련 황반변성 위험이 31%, 백내장 위험이 18%, 원발개방각녹내장 위험이 47% 높았다. 연구팀은 모든 조도 수준에서 노출이 많아질수록 안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으며, 특히 약 1000럭스 이상에서 위험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약 1000럭스를 눈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으로 제시했다. 럭스는 물체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다. 일반 가정의 실내 조명은 보통 100~500럭스, 사무실 조명은 300~500럭스 수준이다. 반면 수술실이나 연구실, 정밀 작업장처럼 밝은 환경에서는 1000럭스를 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구팀은 저녁 시간 강한 인공조명이 생체리듬을 반복적으로 교란하면 염증과 산화스트레스,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등 안구 노화와 관련된 생물학적 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인 만큼 밝은 조명이 안질환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연구팀은 "일반 가정의 실내 조명은 대부분 100~500럭스 수준으로 이번 연구에서 위험 증가가 두드러졌던 1000럭스보다 낮다"며 "다만 수술실이나 연구실 등 저녁 시간 강한 인공조명에 장시간 노출되는 직업군은 노출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상 속 조명 밝기
1~10럭스: 촛불, 달빛
50럭스: 거실 간접조명
100~300럭스: 일반 가정 조명
300~500럭스: 독서, 사무실 조명
500~750럭스: 대형마트, 백화점
1000럭스 이상: 수술실, 연구실, 정밀검사실, 색상 판독 작업장
1만럭스 이상: 흐린 낮 야외
10만럭스 안팎: 맑은 날 한낮 직사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