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직장인 수명 늘리는 ‘정서적 연봉’도 압도적 1위

이미지
SK하이닉스는 2025년 기준 1인당 정서적 연봉이 1억 155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화폐 연봉 1억 8500만원을 합쳐 총연봉 2억 8700만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사진=연합뉴스
돈을 많이 받는다고 반드시 직장 생활 만족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최근 업무 자율성과 성장 기회, 조직문화, 심리적 안정감 등 가치를 연봉으로 환산한 ‘정서적 연봉’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직장 내 인간관계와 조직문화, 업무 환경은 조직원의 스트레스 수준과 정신건강은 물론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화폐 연봉’ 못지 않게 ‘정서적 연봉’도 중요
최근 서울대 경영학과 신재용 교수팀이 국내 상장기업 224곳을 대상으로 직원들이 체감하는 화폐 연봉과 정서적 연봉을 합산한 결과를 발표했다. 정서적 연봉은 업무 환경·조직문화·성장 기회·자율성·심리적 안정감 등 비금전적 보상을 화폐 가치로 환산한 개념이다. 연구팀은 직장인 커뮤니티 플랫폼 블라인드의 재직자 평가를 바탕으로 국내 상장사의 비금전적 보상 수준을 활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SK하이닉스는 2025년 기준 1인당 정서적 연봉이 1억 155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화폐 연봉 1억 8500만원을 합쳐 총연봉 2억 8700만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 정서적 연봉이 높게 나타난 기업에는 네이버(8335만원), SK케미칼(7962만원​), 현대해상화재보험(6573만원) 등이 있었다. 반면 전체 기업의 약 45%는 정서적 연봉이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용 교수는 “직원을 회사에 머무르게 만드는 데는 급여뿐 아니라 기업 문화와 구성원 간 신뢰 같은 비금전적 가치도 크게 작용한다”며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기업들이 정서적 연봉을 더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스트레스 축적되면 우울증·심혈관질환 위험 증가
정서적 연봉의 중요성은 단순 직장 만족도에만 그치지 않는다.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조직문화가 좋지 않거나 동료와의 갈등이 잦고, 개인 의견을 표출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스트레스가 축적되기 쉽고, 정신건강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이 간다.

직무 스트레스와 건강의 연관성은 앞서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영국 공무원 약 1만 명을 장기간 추적한 ‘화이트홀 연구’에 따르면 업무 자율성이 낮고 직무 통제권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정신건강이 좋지 않고,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직무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만성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 과정에서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제학술지 ‘직업환경의학(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직무 스트레스가 높은 근로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과도한 업무 요구와 낮은 자율성, 부족한 사회적 지지가 우울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는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 단기간에는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혈압과 혈당이 상승하고 수면장애와 만성 피로, 두통,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반복되면 심혈관질환 위험도 커진다.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염증 반응이 지속돼 심장과 혈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서적 연봉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뿐 아니라 개인도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는 근로자의 건강을 위해 업무와 개인 생활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보장할 것을 권고한다. 퇴근 후에는 업무 관련 연락이나 메신저 확인을 최소화하고 짧은 산책이나 운동, 취미 활동을 하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