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몰리며 약국도 '뷰티 쇼핑' 공간으로 변화
재생크림·여드름 치료제 인기… 일부 약국선 일반약 테스터 운영도
"제품 선택 도와" vs "화장품처럼 접근 우려"
서울 성수동과 명동 등 주요 관광 상권의 약국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새로운 쇼핑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피부과 시술 뒤 사용하는 재생크림부터 여드름 치료제, 인공눈물, 파스까지 이른바 '약국템'을 사기 위해 약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K-뷰티' 열풍이 화장품을 넘어 약국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부 약국에서는 일반의약품을 화장품처럼 직접 발라볼 수 있는 '테스터'까지 등장하면서,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국인 소비 몰린 약국… 사진 보여주며 제품 찾기도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외국인 카드 소비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소비 지출액은 2조1222억 원으로 사상 처음 2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1% 증가한 수치다. 성형외과·피부과로 대표되는 의료·웰니스 업종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피부관리·마사지 업종 소비는 전년 동월 대비 153.9%, 피부과는 85.5% 늘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약국 소비 증가다. 같은 기간 약국 업종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6.1% 늘었다. 피부과 시술이나 미용 관리를 받은 뒤 약국에서 재생크림, 여드름 치료제 등을 구매하는 연계 소비가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동선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동 일부 약국과 부산 해운대 일대 약국에서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약사들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제품 사진이나 SNS 게시물을 보여주며 특정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 피부 재생 제품, 여드름 치료제, 색소 침착 관련 제품, 인공눈물, 파스, 립밤 등이 꾸준히 판매되는 품목으로 꼽힌다. 여름철에는 선크림 수요도 늘고 있다. 약국이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전문가가 추천하는 고기능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약국 제품이 일반 화장품보다 기능성을 기대할 수 있고, 약사에게 피부 고민을 설명한 뒤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는 "K-뷰티 등 약국 제품이 쇼핑으로 자리 잡아가는 현상은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아 보인다"며 "외국인 관광객 소비 증가와 국내 뷰티산업 확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엄 약사는 약국 제품이 일반 화장품과 피부과 시술 사이의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약국에서 판매하는 피부 재생크림과 여드름 외용제는 올리브영 등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효과를 기대하는 소비자가 많고, 미용 피부과 시술에 비해서는 가격 부담이 적다"며 "부작용과 효과를 관찰하면서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사용한다면 대중화 자체는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했다.
◇일반약도 '테스터'로… 의약품 화장품화 우려
◇외국인 소비 몰린 약국… 사진 보여주며 제품 찾기도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외국인 카드 소비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소비 지출액은 2조1222억 원으로 사상 처음 2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1% 증가한 수치다. 성형외과·피부과로 대표되는 의료·웰니스 업종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피부관리·마사지 업종 소비는 전년 동월 대비 153.9%, 피부과는 85.5% 늘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약국 소비 증가다. 같은 기간 약국 업종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6.1% 늘었다. 피부과 시술이나 미용 관리를 받은 뒤 약국에서 재생크림, 여드름 치료제 등을 구매하는 연계 소비가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동선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동 일부 약국과 부산 해운대 일대 약국에서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약사들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제품 사진이나 SNS 게시물을 보여주며 특정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 피부 재생 제품, 여드름 치료제, 색소 침착 관련 제품, 인공눈물, 파스, 립밤 등이 꾸준히 판매되는 품목으로 꼽힌다. 여름철에는 선크림 수요도 늘고 있다. 약국이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전문가가 추천하는 고기능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약국 제품이 일반 화장품보다 기능성을 기대할 수 있고, 약사에게 피부 고민을 설명한 뒤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는 "K-뷰티 등 약국 제품이 쇼핑으로 자리 잡아가는 현상은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아 보인다"며 "외국인 관광객 소비 증가와 국내 뷰티산업 확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엄 약사는 약국 제품이 일반 화장품과 피부과 시술 사이의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약국에서 판매하는 피부 재생크림과 여드름 외용제는 올리브영 등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효과를 기대하는 소비자가 많고, 미용 피부과 시술에 비해서는 가격 부담이 적다"며 "부작용과 효과를 관찰하면서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사용한다면 대중화 자체는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했다.
◇일반약도 '테스터'로… 의약품 화장품화 우려
문제는 약국의 드러그스토어화가 빨라지면서 일반의약품과 화장품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약국에서는 SNS에서 '약국템'으로 입소문 난 일반의약품을 매장에 비치하고, 소비자가 직접 손등 등에 발라볼 수 있도록 테스터 형태로 운영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피부 개선 효과로 알려진 연고류뿐 아니라 일부 여드름 치료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의약품은 처방전 없이 살 수 있지만, 효능과 부작용을 전제로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특히 여드름 치료제는 성분에 따라 피부 자극, 건조감, 각질, 홍조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법과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이 중요하다. 피부 상태나 병변의 종류에 따라 적합한 제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는 "여드름 치료제는 효과가 분명한 만큼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는 의약품"이라며 "화장품처럼 발라보고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은 소비자에게 의약품을 지나치게 가볍게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테스터 운영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소비자가 자신의 피부에 맞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제품 선택을 돕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엄준철 약사는 "바르는 재생크림이나 여드름 치료제는 알레르기, 피부 홍조, 피부 건조, 각질 형성 등 부작용 우려가 있고 화장품보다 부작용 발현 빈도도 높다"며 "본인의 피부에 맞는지 확인이 필요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구입하지 않고 테스트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엄 약사 역시 대형 약국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는 복약지도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수에게 대량 판매하는 환경에서는 개별적인 약사 상담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소비자가 사용 목적, 사용 기간, 적합성, 중단해야 하는 경우, 관찰해야 할 부작용 등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구매하면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법적으로도 회색지대… "개봉 판매 금지 저촉 가능성"
일반의약품 테스터 운영이 현행 법령상 허용될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현행 약사법 제48조는 봉함된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해 판매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예외는 처방전에 따른 조제나 일부 한약제제 등으로 제한된다. 법무법인 선 이지원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약사법상 판매에는 무상 수여도 포함되므로, 무료 체험 형식의 테스터 운영도 개봉판매 금지 규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테스터 운영이 구매 유도 수단으로 기능할 경우 소비자 유인행위나 광고 규제와 충돌할 소지도 있다. 약사법은 의약품 판매와 관련해 부당한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거짓·과장광고나 효능을 암시하는 광고도 제한한다. 이지원 변호사는 "테스터 운영이 구매 유도 수단으로 기능한다면 소비자 유인행위 금지 규정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운영 과정에서 효능을 과장하거나 암시하는 설명이 이뤄진다면 광고 규제 위반도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현행 약사법에는 의약품 테스터 운영을 직접 규율하는 조항이 없다. 실제 위법성은 체험 제공과 판매 행위의 구분, 약사의 지도·감독 여부, 제품 유형과 운영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해야 한다. K-뷰티 열풍이 약국으로 확장되는 흐름 자체를 막기는 어렵지만, 일반의약품은 화장품과 달리 효능과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제품이다. 약국이 새로운 쇼핑 채널로 넓어지는 만큼,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지킬 기준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지원 변호사는 "의약품 테스터 운영을 명시적으로 규율하는 조항이 없어 현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허용 품목, 위생 관리 기준, 약사 지도 의무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반의약품은 처방전 없이 살 수 있지만, 효능과 부작용을 전제로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특히 여드름 치료제는 성분에 따라 피부 자극, 건조감, 각질, 홍조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법과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이 중요하다. 피부 상태나 병변의 종류에 따라 적합한 제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는 "여드름 치료제는 효과가 분명한 만큼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는 의약품"이라며 "화장품처럼 발라보고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은 소비자에게 의약품을 지나치게 가볍게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테스터 운영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소비자가 자신의 피부에 맞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제품 선택을 돕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엄준철 약사는 "바르는 재생크림이나 여드름 치료제는 알레르기, 피부 홍조, 피부 건조, 각질 형성 등 부작용 우려가 있고 화장품보다 부작용 발현 빈도도 높다"며 "본인의 피부에 맞는지 확인이 필요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구입하지 않고 테스트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엄 약사 역시 대형 약국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는 복약지도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수에게 대량 판매하는 환경에서는 개별적인 약사 상담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소비자가 사용 목적, 사용 기간, 적합성, 중단해야 하는 경우, 관찰해야 할 부작용 등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구매하면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법적으로도 회색지대… "개봉 판매 금지 저촉 가능성"
일반의약품 테스터 운영이 현행 법령상 허용될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현행 약사법 제48조는 봉함된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해 판매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예외는 처방전에 따른 조제나 일부 한약제제 등으로 제한된다. 법무법인 선 이지원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약사법상 판매에는 무상 수여도 포함되므로, 무료 체험 형식의 테스터 운영도 개봉판매 금지 규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테스터 운영이 구매 유도 수단으로 기능할 경우 소비자 유인행위나 광고 규제와 충돌할 소지도 있다. 약사법은 의약품 판매와 관련해 부당한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거짓·과장광고나 효능을 암시하는 광고도 제한한다. 이지원 변호사는 "테스터 운영이 구매 유도 수단으로 기능한다면 소비자 유인행위 금지 규정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운영 과정에서 효능을 과장하거나 암시하는 설명이 이뤄진다면 광고 규제 위반도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현행 약사법에는 의약품 테스터 운영을 직접 규율하는 조항이 없다. 실제 위법성은 체험 제공과 판매 행위의 구분, 약사의 지도·감독 여부, 제품 유형과 운영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해야 한다. K-뷰티 열풍이 약국으로 확장되는 흐름 자체를 막기는 어렵지만, 일반의약품은 화장품과 달리 효능과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제품이다. 약국이 새로운 쇼핑 채널로 넓어지는 만큼,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지킬 기준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지원 변호사는 "의약품 테스터 운영을 명시적으로 규율하는 조항이 없어 현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허용 품목, 위생 관리 기준, 약사 지도 의무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