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때문 아닐 수도” 하품 자주 하는 사람이 의심해야 할 병

이미지
하품은 일반적으로 피로나 수면 부족 등 일시적인 원인과 관련이 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하품이 계속 나온다면 편두통 전조증상일 가능성도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특별히 졸리지 않은데도 하품이 반복된다면 건강 상태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하품은 편두통이나 수면장애, 드물게는 뇌 질환 신호로 작용한다. 하품이 유독 잦아질 때 의심해 볼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편두통 
하품은 뇌에 산소를 공급하고 과열된 두뇌 온도를 낮추는 생리 활동이다. 일반적으로 피로나 수면 부족 등 일시적인 원인과 관련이 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하품이 계속 나온다면 편두통 전조증상일 가능성도 있다. 편두통은 단순 두통이 아니다. 뇌신경계 기능 변화로 발생하는 신경학적 질환에 해당한다. 머리 한쪽이 욱신거리는 통증이 나타나거나, 메스꺼움이나 구토, 빛·소리·냄새에 대한 과민 반응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는 두통이 시작되기 전 전조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이 과도한 하품이다. 영국의 신경과 전문의 로위 박사는 “많은 편두통 환자에게서 잦은 하품이 초기 단계 증상으로 나타난다”며 “두통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은 물론 며칠 전부터 발생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는 시상하부와 관련이 있다. 시상하부는 수면과 각성, 식욕, 체온, 호르몬 분비 등을 조절하는 뇌 부위다. 뇌 영상 연구 결과 편두통 발작 초기에 통증이 시작되기 전부터 시상하부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파민도 영향을 미친다. 도파민은 보상과 동기 부여, 각성 상태를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두통 환자는 도파민에 민감한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파민 신호 전달 체계에 변화가 생기면서 두통이 시작되기 전 하품이나 메스꺼움, 음식 갈망 등의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로위 박사는 “이유 없이 계속 하품이 나온다면 단순히 피곤해서가 아닐 수 있다”며 “편두통은 두통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진행되는 신경학적 과정이며, 통증은 전체 과정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고 했다.

◇수면장애·뇌질환 가능성도
충분히 잠을 잔 것 같은데도 낮 동안 하품이 계속 나온다면 수면의 질을 점검해 봐야 한다.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질환인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원인일 수 있다. 이 질환이 있으면 수면 중 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혀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서 만성적인 졸림과 잦은 하품이 나타날 수 있다. 코를 심하게 골거나 자고 일어났을 때 두통이 있고 낮에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신경계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다. 뇌에는 하품을 조절하는 중추가 있는데, 뇌간이나 시상하부 등에 이상이 생기면 하품이 과도하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뇌간 부위에 손상이 발생한 뇌졸중 환자에게서 잦은 하품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뇌종양 환자에게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특히 갑자기 하품 횟수가 크게 늘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 심한 어지럼증 등이 동반된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