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계 숫자의 함정… 엉덩이 처지고 배 나오는 ‘가짜 다이어트’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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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살을 빼느라 체중은 줄었는데 배불뚝이처럼 보이고 엉덩이는 처져 보인다면 이는 ‘다이어트 실패’일 수 있다. 체형 관리를 뒷전으로 미룬 탓이다.

흥케이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정승진 원장은 “체중계의 숫자는 몸을 구성하는 근육, 지방, 수분을 구분하지 못한다”면서 “같은 키와 체중이라도 체지방이 많고 근육이 적은 사람과, 근육량이 충분한 사람의 겉모습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다이어트를 하는 진짜 목표는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은 지키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체형은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또한 같은 체중이라도 지방이 어디에 분포해 있는지가 중요하다. 정승진 원장은 “특히 복부에 쌓이는 내장지방은 피하지방보다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지방간의 위험을 훨씬 크게 높인다”면서 “의학적으로도 체중(BMI)보다 허리둘레나 허리·엉덩이 둘레비가 대사질환 위험을 더 잘 예측하는 지표로 쓰이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체중 감량해도 몸매 무너지는 이유
체형은 감량 과정에서 지방과 근육 중 무엇이 얼마나 빠졌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체지방은 충분히 줄지 않은 상태에서 몸을 받쳐주던 근육만 먼저 감소하면, 몸무게는 가벼워져도 라인은 오히려 무너질 수 있다. 엉덩이와 허벅지의 둔근, 허리·복부를 받쳐주는 코어 근육이 줄어들면, 탄력 있게 받쳐주던 일종의 기둥이 약해지면서 엉덩이는 처지고 살이 늘어진 것처럼 보인다.

복부가 오히려 더 나와 보이는 데도 이유가 있다. 내장지방은 가장 늦게 빠지는 지방인데, 그 사이 복부를 잡아주는 코어 근육이 먼저 약해지고 자세까지 무너지면 배가 앞으로 더 도드라져 보인다. 또한 근육은 지방보다 밀도가 높아 같은 무게라도 부피가 작고 물성이 단단하다. 정승진 원장은 “근육이 빠지면 몸은 가벼워져도 몸매가 무너지고 탄력을 잃는다”면서 “체중은 줄었는데 체형은 더 나빠 보이는 역설이 생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이어트 때 체형 망가뜨리는 습관
다이어트를 할 때 체형을 망가뜨리는 습관들 중 대표적인 것이 무조건 굶는 극단적 절식이다. 단기간에 몸무게는 빠르게 줄지만 그만큼 근육이 함께 빠지고 기초 대사량이 떨어진다.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요요 체질이 된다.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근손실은 더 심해진다.

유산소 운동만 하는 것도 흔히 하는 실수다. 유산소는 체지방을 태우는 데 효과적이지만 그 자체로 근육을 키우거나 지켜주지는 못한다. 근력운동을 함께 하지 않으면 빠지지 말아야 할 근육까지 같이 빠져 탄력 없는 몸이 된다. 정승진 원장은 “일주일에 2~3회 정도의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체형 유지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단백질을 너무 적게 섭취하는 것도 체형을 망가뜨린다. 감량 속도가 빠른 것도 문제다. 체형이 적응하지 못해 살이 늘어지므로 주당 0.5~1kg 정도로 빼는 게 적당하다.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도 관리 대상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복부지방을 축적하도록 부추기기 때문이다. 더불어, 특정 부위 운동만 반복하며 부분적으로 살빼기에 집중하는 것 역시 체형을 무너뜨리는 의외의 습관이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