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32강 진출을 확정 짓기 위해서는 남아공뿐 아니라 ‘찜통더위’라는 상대도 넘어야 한다.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멕시코 몬테레이는 최근 10년간 6~7월 평균 기온이 31도 안팎에 이르는 무더운 도시다. 경기 시작 시각인 현지 시각 오후 7시에도 기온은 30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몬테레이에서 경기를 치른 일본 선수들이 경기 중 더위에 고전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유럽 선수들이 폭염에 지쳐 운동장에 드러누운 사진도 외신을 통해 공개됐다. 미국 코네티컷대 더글러스 카사 운동생리학 교수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월드컵의 폭염은 엘리트 선수들에게도 최대 10%의 경기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경기 결과를 바꿀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피부 vs 근육’ 혈류의 밥그릇 싸움
실제로 몬테레이에서 경기를 치른 일본 선수들이 경기 중 더위에 고전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유럽 선수들이 폭염에 지쳐 운동장에 드러누운 사진도 외신을 통해 공개됐다. 미국 코네티컷대 더글러스 카사 운동생리학 교수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월드컵의 폭염은 엘리트 선수들에게도 최대 10%의 경기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경기 결과를 바꿀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피부 vs 근육’ 혈류의 밥그릇 싸움
폭염 속 경기력 저하는 단순히 정신력이 약해져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선수 몸속에서는 체온을 낮추려는 시스템과 운동 수행을 유지하려는 시스템이 동시에 충돌한다. 세종대 체육학과 신민철 교수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90분 풀타임 경기를 뛰는 것은 단순히 더운 날 운동하는 수준이 아니라 선수의 심혈관계와 체온 조절 기능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며 "운동 중 발생한 열을 배출하기 위해 땀 분비와 피부 혈류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제대로 증발하지 못해 체온을 낮추는 효율이 떨어진다. 이때 심부 체온은 계속 상승하고, 몸은 더 많은 혈액을 피부로 보내 열을 식히려 한다. 문제는 축구처럼 고강도 움직임이 반복되는 종목에서는 근육 역시 많은 혈액과 산소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결국 근육과 피부가 혈류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여기에 땀으로 수분이 빠져나가 탈수가 진행되면 혈장량이 감소하고 심장이 한 번에 내보낼 수 있는 혈액량도 줄어든다. 이를 보상하기 위해 심박수는 상승하고, 선수는 같은 강도로 뛰어도 평소보다 훨씬 힘들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체 활동량보다 반복 스프린트, 고강도 달리기, 압박 후 회복, 빠른 공수 전환 같은 고강도 수행 능력이 먼저 떨어진다. 신민철 교수는 “실제 축구 경기 환경을 재현한 영국 엑세터대의 연구에서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전체 이동 거리보다 고강도 달리기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했다.
폭염은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축구에서 판단력은 상대와 동료 위치를 파악하고 패스 경로를 선택하며 압박을 회피하는 복합적인 인지 기능의 결과다. 고열과 탈수가 겹치면 뇌는 열 스트레스와 피로를 동시에 받게 되고, 복잡한 의사결정이나 선택적 주의력 같은 고차 인지 기능이 흔들릴 수 있다.
브라질 페르남부코 연방대와 리우그란지두노르치 연방대 등 공동 연구팀은 탈수 상태의 축구 선수들이 패스 판단 능력과 의사결정 정확도에서 유의미한 저하를 보인다고 보고했다. 결국 폭염은 단순히 선수가 덜 뛰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 압박이 늦어지고, 패스 선택이 흔들리며,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승부 가를 '열 적응'의 과학
이 때문에 각국 대표팀은 폭염을 대비한 ‘열 적응’ 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외신 텔레그래프(Telegraph) 보도에 따르면 축구 강국 잉글랜드 대표팀은 적색광 사우나와 산소 챔버 등을 활용해 인위적으로 심부 체온을 높이는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대표팀 역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사전 캠프에서 40도 온수에 몸을 담그는 방식의 더위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직후 일정 시간 체온을 높게 유지해 열 적응 반응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열 적응은 단순히 더위를 참는 훈련이 아니다. 더운 환경에서도 체온 조절과 심혈관계 기능이 무너지지 않도록 몸의 ‘냉각 시스템’을 미리 훈련시키는 과정에 가깝다. 덴마크 코펜하겐대와 노르웨이 응용과학대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훈련된 선수의 경우 열 적응 훈련을 시작한 뒤 1~2주 이내에 발한 반응과 열 환경 수행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반복적인 열 노출 7~10일이면 심혈관계·발한·대사 적응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폭염에 적응한 선수는 왜 쉽게 지치지 않을까. 운동생리학자들은 그 이유를 체온 조절 시스템과 심혈관계 기능의 변화에서 찾는다.
먼저 혈장량이 증가한다. 혈액의 액체 성분이 늘어나 심장이 혈액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심박수 부담이 줄고 근육과 피부에 혈류를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된다. 신민철 교수는 “열 적응이 이뤄지면 체온이 위험 수준까지 오르기 전에 더 빨리 땀을 흘리고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하게 된다”며 “땀을 통한 전해질 손실도 상대적으로 줄어 장시간 경기에서 수분과 전해질 균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강도로 운동하더라도 심부 체온 상승 폭과 피로감 역시 감소한다. 열 적응이 잘 된 선수는 체온 상승 속도가 완만하고 심박수 부담도 적어 후반부까지 고강도 움직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신 교수는 “폭염 속에서도 쉽게 지치지 않는 것은 정신력 때문이 아니라 체온 조절과 심혈관계 기능이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라며 “더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선수는 체온 조절 자체에 많은 부담을 쓰게 되고, 그만큼 운동 수행에 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줄어든다”고 했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제대로 증발하지 못해 체온을 낮추는 효율이 떨어진다. 이때 심부 체온은 계속 상승하고, 몸은 더 많은 혈액을 피부로 보내 열을 식히려 한다. 문제는 축구처럼 고강도 움직임이 반복되는 종목에서는 근육 역시 많은 혈액과 산소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결국 근육과 피부가 혈류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여기에 땀으로 수분이 빠져나가 탈수가 진행되면 혈장량이 감소하고 심장이 한 번에 내보낼 수 있는 혈액량도 줄어든다. 이를 보상하기 위해 심박수는 상승하고, 선수는 같은 강도로 뛰어도 평소보다 훨씬 힘들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체 활동량보다 반복 스프린트, 고강도 달리기, 압박 후 회복, 빠른 공수 전환 같은 고강도 수행 능력이 먼저 떨어진다. 신민철 교수는 “실제 축구 경기 환경을 재현한 영국 엑세터대의 연구에서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전체 이동 거리보다 고강도 달리기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했다.
폭염은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축구에서 판단력은 상대와 동료 위치를 파악하고 패스 경로를 선택하며 압박을 회피하는 복합적인 인지 기능의 결과다. 고열과 탈수가 겹치면 뇌는 열 스트레스와 피로를 동시에 받게 되고, 복잡한 의사결정이나 선택적 주의력 같은 고차 인지 기능이 흔들릴 수 있다.
브라질 페르남부코 연방대와 리우그란지두노르치 연방대 등 공동 연구팀은 탈수 상태의 축구 선수들이 패스 판단 능력과 의사결정 정확도에서 유의미한 저하를 보인다고 보고했다. 결국 폭염은 단순히 선수가 덜 뛰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 압박이 늦어지고, 패스 선택이 흔들리며,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승부 가를 '열 적응'의 과학
이 때문에 각국 대표팀은 폭염을 대비한 ‘열 적응’ 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외신 텔레그래프(Telegraph) 보도에 따르면 축구 강국 잉글랜드 대표팀은 적색광 사우나와 산소 챔버 등을 활용해 인위적으로 심부 체온을 높이는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대표팀 역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사전 캠프에서 40도 온수에 몸을 담그는 방식의 더위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직후 일정 시간 체온을 높게 유지해 열 적응 반응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열 적응은 단순히 더위를 참는 훈련이 아니다. 더운 환경에서도 체온 조절과 심혈관계 기능이 무너지지 않도록 몸의 ‘냉각 시스템’을 미리 훈련시키는 과정에 가깝다. 덴마크 코펜하겐대와 노르웨이 응용과학대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훈련된 선수의 경우 열 적응 훈련을 시작한 뒤 1~2주 이내에 발한 반응과 열 환경 수행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반복적인 열 노출 7~10일이면 심혈관계·발한·대사 적응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폭염에 적응한 선수는 왜 쉽게 지치지 않을까. 운동생리학자들은 그 이유를 체온 조절 시스템과 심혈관계 기능의 변화에서 찾는다.
먼저 혈장량이 증가한다. 혈액의 액체 성분이 늘어나 심장이 혈액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심박수 부담이 줄고 근육과 피부에 혈류를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된다. 신민철 교수는 “열 적응이 이뤄지면 체온이 위험 수준까지 오르기 전에 더 빨리 땀을 흘리고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하게 된다”며 “땀을 통한 전해질 손실도 상대적으로 줄어 장시간 경기에서 수분과 전해질 균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강도로 운동하더라도 심부 체온 상승 폭과 피로감 역시 감소한다. 열 적응이 잘 된 선수는 체온 상승 속도가 완만하고 심박수 부담도 적어 후반부까지 고강도 움직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신 교수는 “폭염 속에서도 쉽게 지치지 않는 것은 정신력 때문이 아니라 체온 조절과 심혈관계 기능이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라며 “더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선수는 체온 조절 자체에 많은 부담을 쓰게 되고, 그만큼 운동 수행에 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줄어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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