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전 태교여행 괜찮을까?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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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임신 중 여행을 떠나는 이른바 태교여행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장거리 비행이나 빡빡한 일정은 산모와 태아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태교여행은 통상 임신 중기인 20~32주 사이에 이뤄진다. 입덧이 심한 임신 초기와 조산 위험이 커지는 후기보다 상대적으로 산모의 컨디션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출산 전 마지막으로 부부만의 시간을 보내는 이른바 ‘베이비문(Babymoon)’ 문화가 확산되면서 동남아시아와 일본, 유럽 등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임신부도 늘고 있다.

그러나 장거리 비행과 무리한 관광 일정, 수면 부족, 탈수, 감염병 노출 등이 산모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조기진통이나 자궁경부 길이 단축 등 고위험 임신부의 경우 이러한 요인이 조산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해외에서 출혈이나 양막 파수, 조기진통 같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언어와 의료체계 차이로 적절한 치료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김호중 교수는 “임신 7개월 전후에 떠나는 태교여행은 건강한 산모라도 조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해외에서 조산이 발생해 미숙아가 태어날 경우 현지 신생아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입원이 수주 이상 이어지면서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의료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외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다. 조산이나 양막 파수로 현지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 언어 장벽은 물론 의료체계 차이와 높은 진료비 부담까지 감당해야 한다. 특히 미숙아가 태어나 신생아중환자실(NICU) 치료가 필요할 경우 수 주에서 수 개월간 현지 체류가 불가피할 수 있다. 또한 상당수 해외여행자보험이 임신·출산 관련 의료비나 신생아 치료비를 제한적으로 보장하거나 보장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출국 전 약관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태교여행 전 반드시 산전 진찰을 통해 여행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여러 도시를 이동하는 강행군식 일정이나 장시간 비행은 피하고, 가급적 직항 노선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지 의료기관과 재외공관 연락처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언어와 의료체계 차이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태교여행은 가족에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지만 출산을 앞둔 시기의 여행은 작은 변수도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