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장비빨]
골프나 테니스를 즐기는 동호인들 사이에서 “오래 차면 팔뚝 근육과 인대가 약해진다”, “초보자는 근육이 생기기 전까지 무조건 보호대를 차야 한다” 등 팔꿈치 보호대를 둘러싼 다양한 속설이 돌고 있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안전과 퍼포먼스를 위해 다양한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운동은 장비빨’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통증이 없는데도 예방 목적으로 보호대를 착용하는 동호인들도 적지 않다. 과연 이러한 소문과 사용법은 의학적으로 사실일까? 팔꿈치 보호대를 둘러싼 의학적 오해와 올바른 활용법을 파헤쳐 봤다.
◇밴드형 vs 슬리브형, 구조와 효능의 차이
시중에서 흔히 접하는 팔꿈치 보호대는 크게 통증 부위 아래 팔뚝을 꽉 묶는 ‘밴드형’과 팔 전체를 감싸는 팔토시 형태의 ‘슬리브형’으로 나뉜다. 의학적으로 이 두 장비는 신체를 보호하는 생체역학적 기전이 완전히 다르다.
▷밴드형= 통증 부위 3~4cm 아래 근육을 강하게 눌러, 힘줄 부착부에 쏠리던 힘을 주변 조직으로 분산시키고 근육의 수축을 제한하는 원리다. 그 결과 손목이나 손가락을 움직일 때 팔꿈치 힘줄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며, 실제 연구에서도 상과염(엘보) 통증 완화 효과가 보고됐다.
▷슬리브형= 밴드가 없어 충격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기능은 떨어진다. 그보다는 팔 전체를 압박하고 보온을 유지하며, 혈액 순환을 돕고 외부 접촉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피로를 줄이는 목적에 가깝다. 단독 효능에 대한 근거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실력보다 통증이 기준… 예방 착용 근거 부족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실력(구력)에 따라 보호대 착용 여부와 종류를 다르게 골라야 한다는 속설이다. 그러나 의학적 관점에서의 착용 기준은 실력이 아니라 ‘현재 통증 유무와 상황’에 따른다.
먼저 통증이 팔꿈치 내·외상과염에 의한 문제인가가 중요하다. SNU서울병원 김대하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팔꿈치 통증은 프로 선수보다 오히려 아마추어 동호인에게 더 자주 발생하고, 원인 역시 과사용보다 잘못된 스윙, 골프채로 지면을 강하게 때리는 플레이, 과도한 그립인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으로 아마추어 환자들이 상과염 통증으로 밴드형 보호대를 하는 경우가 많아 실력에 따른 구분이 있다고 잘못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에서도 팔꿈치 보호대는 상과염 환자의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세인트조지병원 연구팀이 외측상과염 환자를 대상으로 밴드형 팔꿈치 보호대의 효과를 평가한 결과, 착용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통증의 빈도와 강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현재까지 팔꿈치 통증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효과는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증상이 없는 사람이 예방 목적으로 상시 착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결국 팔꿈치 보호대는 단기 통증을 다스리는 보조 도구일 뿐,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잘못된 스포츠 기술 교정과 훈련량 조절이 따로 이뤄져야 한다.
보호대를 오래 착용한다고 해서 근육이나 인대가 영구적으로 약해진다는 소문 역시 현재까지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다만, 보호대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팔뚝 근육의 수축이 물리적으로 제한돼 맨몸일 때보다 피로를 더 빨리 느낄 수 있다. 이 피로감으로 인해 일시적인 근력 저하나 운동 수행 능력 저하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보호대를 벗은 뒤에도 근육이나 인대가 약화된 상태가 지속된다는 증거는 없다.
실제로 더 주의해야 할 부분은 다른 곳에 있다. 김대하 원장은 “보호대 하나만 맹신한 채 정작 부상을 유발하는 잘못된 스윙이나 그립 악력 등을 교정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 문제”라며 “통증은 우리 몸이 무리를 하고 있다고 보내는 경고 신호”라고 했다. 그러나 보호대를 차면서 통증 신호가 일시적으로 가려지면, 동호인들은 손상 부위가 나은 줄 착각하고 연습량이나 운동 강도를 무리하게 더 올리게 된다. 결국 손상 부위를 반복적으로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뼈 아래 누르고, 운동 끝나면 벗어야
팔꿈치 보호대의 효과를 안전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올바른 착용법을 지켜야 한다. 의학적으로 권장 착용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라켓·골프채 활동 직전에 착용하고, 운동이 끝나면 즉시 벗는 것이 원칙이다. 휴식을 취할 때나 잠을 잘 때는 혈액 순환을 위해 벗어두는 것이 좋다.
착용 위치도 중요하다. 김대하 원장은 “밴드형 보호대는 단단한 팔꿈치 뼈 위가 아니라 뼈에서 3~4cm 아래로 내려온 근육의 도톰한 부위 위를 누르도록 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마다 팔뚝 굵기가 다르고 제품 규격이 다양하므로 조임 정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 만약 너무 강하게 조여 손끝이 저리거나, 차가워지거나, 피부색이 변하거나, 아래팔 부위가 붓는다면 혈류가 차단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풀어야 한다.
◇팔꿈치 통증 잡는 ‘편심성 근력 운동’
통증이 발생하면 장비에 의존하기보다 팔꿈치 주변 조직의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다. 현재 의학계에서 가장 널리 권고되는 운동법은 ‘편심성 근력 운동’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의자나 테이블에 팔뚝을 놓은 채 가벼운 아령을 쥐고, 손목을 3~4초간 버티며 천천히 내리는 동작이다. 팔꿈치 바깥쪽 통증(테니스 엘보)에는 신전근 강화를 위해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안쪽 통증(골프 엘보)에는 굴근 강화를 위해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해 각각 15회씩 3세트 수행한다. 여기에 신전근과 굴근을 풀어주기 위해 손목을 몸쪽으로 굽히거나 반대로 젖혀서 30초씩 유지하는 스트레칭을 수시로 병행해 균형을 맞추고, 평소 전완부에 온찜질이나 가벼운 마사지를 하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팔꿈치 통증은 팔만의 문제가 아니다. 잘못된 스윙 자세로 힘이 특정 부위에 집중되면 팔꿈치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코어와 어깨 근육을 함께 강화하고 전문가를 통해 자세를 교정하는 것이 ‘장비빨’보다 훨씬 강력한 부상 방지책이다.
◇밴드형 vs 슬리브형, 구조와 효능의 차이
시중에서 흔히 접하는 팔꿈치 보호대는 크게 통증 부위 아래 팔뚝을 꽉 묶는 ‘밴드형’과 팔 전체를 감싸는 팔토시 형태의 ‘슬리브형’으로 나뉜다. 의학적으로 이 두 장비는 신체를 보호하는 생체역학적 기전이 완전히 다르다.
▷밴드형= 통증 부위 3~4cm 아래 근육을 강하게 눌러, 힘줄 부착부에 쏠리던 힘을 주변 조직으로 분산시키고 근육의 수축을 제한하는 원리다. 그 결과 손목이나 손가락을 움직일 때 팔꿈치 힘줄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며, 실제 연구에서도 상과염(엘보) 통증 완화 효과가 보고됐다.
▷슬리브형= 밴드가 없어 충격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기능은 떨어진다. 그보다는 팔 전체를 압박하고 보온을 유지하며, 혈액 순환을 돕고 외부 접촉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피로를 줄이는 목적에 가깝다. 단독 효능에 대한 근거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실력보다 통증이 기준… 예방 착용 근거 부족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실력(구력)에 따라 보호대 착용 여부와 종류를 다르게 골라야 한다는 속설이다. 그러나 의학적 관점에서의 착용 기준은 실력이 아니라 ‘현재 통증 유무와 상황’에 따른다.
먼저 통증이 팔꿈치 내·외상과염에 의한 문제인가가 중요하다. SNU서울병원 김대하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팔꿈치 통증은 프로 선수보다 오히려 아마추어 동호인에게 더 자주 발생하고, 원인 역시 과사용보다 잘못된 스윙, 골프채로 지면을 강하게 때리는 플레이, 과도한 그립인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으로 아마추어 환자들이 상과염 통증으로 밴드형 보호대를 하는 경우가 많아 실력에 따른 구분이 있다고 잘못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에서도 팔꿈치 보호대는 상과염 환자의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세인트조지병원 연구팀이 외측상과염 환자를 대상으로 밴드형 팔꿈치 보호대의 효과를 평가한 결과, 착용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통증의 빈도와 강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현재까지 팔꿈치 통증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효과는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증상이 없는 사람이 예방 목적으로 상시 착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결국 팔꿈치 보호대는 단기 통증을 다스리는 보조 도구일 뿐,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잘못된 스포츠 기술 교정과 훈련량 조절이 따로 이뤄져야 한다.
보호대를 오래 착용한다고 해서 근육이나 인대가 영구적으로 약해진다는 소문 역시 현재까지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다만, 보호대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팔뚝 근육의 수축이 물리적으로 제한돼 맨몸일 때보다 피로를 더 빨리 느낄 수 있다. 이 피로감으로 인해 일시적인 근력 저하나 운동 수행 능력 저하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보호대를 벗은 뒤에도 근육이나 인대가 약화된 상태가 지속된다는 증거는 없다.
실제로 더 주의해야 할 부분은 다른 곳에 있다. 김대하 원장은 “보호대 하나만 맹신한 채 정작 부상을 유발하는 잘못된 스윙이나 그립 악력 등을 교정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 문제”라며 “통증은 우리 몸이 무리를 하고 있다고 보내는 경고 신호”라고 했다. 그러나 보호대를 차면서 통증 신호가 일시적으로 가려지면, 동호인들은 손상 부위가 나은 줄 착각하고 연습량이나 운동 강도를 무리하게 더 올리게 된다. 결국 손상 부위를 반복적으로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뼈 아래 누르고, 운동 끝나면 벗어야
팔꿈치 보호대의 효과를 안전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올바른 착용법을 지켜야 한다. 의학적으로 권장 착용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라켓·골프채 활동 직전에 착용하고, 운동이 끝나면 즉시 벗는 것이 원칙이다. 휴식을 취할 때나 잠을 잘 때는 혈액 순환을 위해 벗어두는 것이 좋다.
착용 위치도 중요하다. 김대하 원장은 “밴드형 보호대는 단단한 팔꿈치 뼈 위가 아니라 뼈에서 3~4cm 아래로 내려온 근육의 도톰한 부위 위를 누르도록 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마다 팔뚝 굵기가 다르고 제품 규격이 다양하므로 조임 정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 만약 너무 강하게 조여 손끝이 저리거나, 차가워지거나, 피부색이 변하거나, 아래팔 부위가 붓는다면 혈류가 차단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풀어야 한다.
◇팔꿈치 통증 잡는 ‘편심성 근력 운동’
통증이 발생하면 장비에 의존하기보다 팔꿈치 주변 조직의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다. 현재 의학계에서 가장 널리 권고되는 운동법은 ‘편심성 근력 운동’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의자나 테이블에 팔뚝을 놓은 채 가벼운 아령을 쥐고, 손목을 3~4초간 버티며 천천히 내리는 동작이다. 팔꿈치 바깥쪽 통증(테니스 엘보)에는 신전근 강화를 위해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안쪽 통증(골프 엘보)에는 굴근 강화를 위해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해 각각 15회씩 3세트 수행한다. 여기에 신전근과 굴근을 풀어주기 위해 손목을 몸쪽으로 굽히거나 반대로 젖혀서 30초씩 유지하는 스트레칭을 수시로 병행해 균형을 맞추고, 평소 전완부에 온찜질이나 가벼운 마사지를 하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팔꿈치 통증은 팔만의 문제가 아니다. 잘못된 스윙 자세로 힘이 특정 부위에 집중되면 팔꿈치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코어와 어깨 근육을 함께 강화하고 전문가를 통해 자세를 교정하는 것이 ‘장비빨’보다 훨씬 강력한 부상 방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