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타는 듯해서 얼음물에 담갔는데”… 60대 당뇨 환자 발 절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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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발에서 타는 듯한 열감을 느껴 지속적으로 얼음찜질을 하던 중 발이 괴사해 절단해야 했던 60대 여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중국 충칭의과대학 제1부속병원 내분비내과 의료진이 보고한 증례에 따르면, 당뇨병을 앓던 60대 여성이 발의 화끈거림을 식히려 얼음물에 반복적으로 발을 담갔다가 절단해야 한다는 선고를 받았다. 의료진은 초진 땐 ‘당뇨발 감염’으로 봤으나 실제로는 희귀 신경혈관질환인 ‘홍색사지통증(erythromelalgia)’이었다.

해당 환자는 62세 여성으로, 12년간 2형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코로나19를 앓은 뒤 8개월 동안, 양쪽 발에 붉은기를 동반한 부종, 타는 듯한 통증, 궤양이 반복적으로 생겼고, 다른 병원에서는 당뇨발 감염으로 진단해 항생제를 처방했다. 하지만 증상은 호전과 재발을 반복했고, 진통제를 써도 통증이 잘 가라앉지 않았다.

입원 당시 환자 양측 발과 종아리 아래쪽은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홍반과 부종을 보였고, 피부 온도도 올라가 있었다. 발등에는 여러 개의 궤양이 있었지만 고름과 심한 악취, 뚜렷한 피부 괴사는 없었고, 체온도 정상이었다. 혈액검사에서도 염증 지표가 정상이었다.

증상은 더운 장소와 걷기 혹은 오래 서 있기 같은 상황에서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고, 선풍기 바람을 쐬거나 찬물에 닿으면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양쪽 발이 똑같이 뜨거우며 타는 듯이 아프다는 점, 감염을 뒷받침할 검사 이상이 없다는 점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홍색사지통증으로 진단했다.

홍색사지통증은 주로 손발 끝이 붉어지고 뜨거워지면서 극심한 작열통이 반복되는 드문 질환이다. 인구 10만 명당 0.25~2명 수준으로 발병률이 낮은 편이다. 특히 당뇨병, 혈액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에 이차적으로 생길 수 있으며, 이 환자 역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과 미세순환 장애가 중요한 배경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홍색사지통증과 당뇨발 감염은 모두 발의 붉은기, 부종, 열감, 통증, 궤양을 동반할 수 있어 겉으로만 보면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홍색사지통증은 대체로 양쪽 발에 모두 나타나고, 열이나 운동 후 악화되며, 냉각 시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반면 당뇨발 감염은 고름, 악취, 괴사, 발열 같은 감염 소견이 더 흔하고, 휴식이나 냉각만으로는 통증이 뚜렷하게 완화되지 않는 편이다.

환자는 입원 후 혈당 조절 치료와 함께 진통제 등을 처방받았고, 선풍기를 사용하는 등의 냉각법으로 환부의 온도를 내렸다. 그 결과 1주일 만에 통증 점수(시각통증척도)가 7~9점에서 3~4점으로 줄었고, 발의 홍반과 부종, 궤양도 호전됐다.

문제는 퇴원 후였다. 환자는 남아 있는 화끈거림을 줄이기 위해 얼음물에 발을 담그는 방법을 반복했고, 양측 발과 다리에 심한 동상이 생겼다. 두 달 뒤에는 양쪽 발에 괴사가 진행됐고, 절단 수술을 받아야 했다.

홍색사지통증 환자에게 얼음찜질은 피해야 할 완화요법이다. 저온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미세순환을 악화시켜 피부와 연조직을 저산소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충칭의과대학 의료진은 “홍색사지통증 증상 완화를 위해 얼음을 직접 대거나 얼음물에 담그는 행동은 치명적 결과를 부를 수 있다”면서 “반복되는 열감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례는 ‘의학 사례 보고 저널(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