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작은 상처 있었는데…” 바닷물 수영 후 생사 넘나든 10대

[해외토픽]

이미지
미국의 한 10대 소년이 바닷물에서 수영한 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에 감염돼 중환자 치료를 받고 있다./사진=피플
여름철 바다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상처 난 피부를 통한 세균 감염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미국의 한 10대 소년이 다리에 난 작은 상처를 안고 바닷물에서 수영한 뒤 이른바 ‘살 파먹는 박테리아’에 감염돼 생사를 넘나든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피플(People)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조자이아 톰프슨(17)은 최근 형제들과 함께 바닷가에서 수영한 뒤 이상 증세를 겪기 시작했다. 다리에 난 작은 긁힌 상처가 있었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이틀 정도가 지나자 다리 전체가 붉게 부어오르며 극심한 통증과 고열 증상이 나타났다. 조자이아의 어머니 티르자 톰프슨은 지역 매체 WALA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신음할 정도로 아파했고 몸이 뜨거웠다”며 “다리를 보자마자 곧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조자이아는 비브리오패혈증의 원인균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에 감염된 것으로 진단됐다. 그는 감염된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치료 과정에서는 심장 관련 합병증이 의심되는 증상과 심박수 급증, 체액 저류 등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의료진은 감염 확산을 막고 다리를 보존하기 위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조자이아가 감염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는 따뜻한 연안 해수나 바닷물과 민물이 섞인 기수에 서식하는 세균이다. 수온이 18도 이상으로 오르는 5~6월부터 검출되기 시작해 8~10월 사이 집중적으로 번식한다. 피부에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오염된 바닷물에 노출되거나 오염된 해산물을 섭취할 경우 감염될 수 있다. 감염 시 발열, 오한, 복통, 구토 등이 나타나며, 24시간 이내에 다리에 발진, 부종, 출혈성 수포와 피부 괴사가 빠르게 진행된다. 이 때문에 흔히 ‘살 파먹는 박테리아’로 불린다.

국내에서도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에는 환자 69명 중 27명이 사망해 약 39.1%의 높은 치명률을 기록했다. 감염 경로는 해산물 섭취가 61.8%로 가장 많았고, 상처 난 피부가 바닷물에 노출된 경우도 7.4%를 차지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비브리오균 검출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돼 감염 위험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는 지난 4월 국내 첫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발생했으며, 해당 환자는 입원 치료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려면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바닷물이나 갯벌 접촉을 피하고, 어패류는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만성 간질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비브리오 패혈증균 예측 시스템’을 통해 지역별 비브리오패혈증균 발생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