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끊고 전자담배로 바꿨는데… 폐암 위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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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후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은 금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56% 높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많은 이들이 금연 후 전자담배를 흡연 대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사람은 금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과 폐암 사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연욱 박사 연구팀은 전자담배 사용과 폐암 위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했다.

전자담배는 금연 보조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장기간 사용에 따른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폐암은 발병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질환인 만큼 관련 연구도 제한적이었다. 이에 연구진은 대규모 국가 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금연 후 전자담배 사용이 폐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성인 452만4895명을 분석했다. 폐암은 발암물질에 노출된 뒤 실제 암이 발생하기까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는 만큼 상당 기간 흡연 이력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흡연 기간과 하루 평균 흡연량을 반영한 '갑년' 수치와 금연 기간, 전자담배 사용 여부에 따라 분류됐다. 이후 ▲금연한 사람 ▲금연 후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 ▲현재 흡연자 등의 폐암 발생 및 사망 위험을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금연 후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은 금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56% 높았다. 또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갑년 이상 흡연력이 있는 50세 이상 폐암 고위험군에서는 위험 증가 폭이 더욱 컸다. 특히 고위험군은 금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91%, 폐암 사망 위험은 92% 높았다.

다만 전자담배 사용자의 폐암 발생 및 사망 위험은 일반 담배를 계속 피우는 사람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경우 금연자에 비해 위험 감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전자담배가 금연만큼의 건강상 이점을 제공하지는 못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전자담배와 폐암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간 추적 관찰을 통해 금연 후 전자담배 사용이 폐암 예방 효과를 일부 약화시킬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전자담배 사용자는 일반 흡연자보다 건강 지표가 좋은 편이었지만 금연자보다는 금연 효과가 떨어졌다"며 "폐암 검진 프로그램과 금연 상담 과정에서 전자담배 사용 여부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담배도 사용하지 않는 금연이 상담 프로그램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