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크는 줄 알았는데"… 성조숙증이 키 성장 막을 수도

입력 2026/06/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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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40대 주부 A씨는 지난 4월 아이의 생일파티를 열었다가 고민에 빠졌다. 밝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딸이지만, 같은 반 친구들보다 유독 키가 크고 성숙해 보였기 때문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A씨는 우연히 병원 성장클리닉 안내문을 보고 검사를 받았고, 딸은 성조숙증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했다.

◇2차 성징 이르게 시작하면 '성조숙증' 의심
성조숙증은 사춘기가 비정상적으로 일찍 시작되는 질환이다. 여아는 가슴 멍울이 잡히거나 체형이 성숙해지고 질 분비물이 늘어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남아는 고환 크기가 커지면서 2차 성징이 시작된다. 단순히 성장 속도가 빠른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방치할 경우 성장판이 빨리 닫혀 또래에 비해 키가 작거나 여아의 경우 생리가 이르게 시작될 수 있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소아비만이 증가하면서 체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이 성호르몬을 자극해 빠른 2차 성징이 찾아올 수 있. 또한 환경호르몬,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물게 뇌종양이나 난소·고환 종양, 갑상선 질환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진단은 전문의 상담을 비롯해 골연령을 확인하는 엑스선 검사, 혈액 검사, 호르몬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필요하면 MRI(자기공명영상)나 초음파 검사를 추가하기도 한다. 골연령이 실제 나이보다 2세 이상 앞서 있거나 예측 성인 키가 150cm 미만일 때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사춘기 진행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거나 이른 사춘기로 인해 정서적, 심리적 문제가 있을 때도 신속하게 치료해야 한다.

울산엘리야병원 소아청소년센터 성장클리닉 강세아 과장은 "성조숙증 치료의 목표는 사춘기 진행 속도를 늦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주로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보통 4주 간격으로 1회 주사하며 만 11세 전후 뼈나이로 시작해 만 12∼13세에 종료한다.

◇또래에 비해 키 작다면 '저신장증' 평가 필요
반대로 또래보다 키가 유독 작은 경우에는 저신장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같은 연령·성별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키가 하위 3% 이내에 해당하면 저신장증 평가가 필요하다. 저신장증은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성장호르몬 결핍, 영양 부족, 갑상선 기능 저하, 염색체 이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진단을 위해서는 키와 체중, 신체 비율, 골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필요에 따라 성장호르몬 검사 등을 시행한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성장호르몬 치료가 가장 대표적이며 성장판이 닫히기 전까지는 치료가 가능하다. 강세아 과장은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만 5세부터 치료가 가능하다"며 "치료를 시작하면 최소 6개월간 경과를 관찰해 치료 효과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1년 이상 장기간 투여를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료 종료 시기는 여아는 뼈나이로 14∼15세, 남아는 16∼17세까지 치료가 가능하며 1년에 키가 2cm 이하로 자라면 종료한다.

강 과장은 "성조숙증이 있는 아이는 또래보다 빨리 자라기 때문에 부모가 '성장이 잘 되고 있다'고 오해하기 쉽다"며 "하지만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는 만큼 아이의 성장 속도와 2차 성징 여부를 꾸준히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적정 체중 유지가 기본이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는 것도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