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발병에, 고혈압보다 저혈압이 영향 더 커

입력 2026/06/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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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혈압이 알츠하이머병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양한 심혈관 질환과 위험요인이 알츠하이머병 위험 증가와 연관돼 있으며, 특히 저혈압이 가장 강력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저혈압은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90mmHg 미만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60mmHg 미만인 상태를 말한다. 고혈압은 오랫동안 치매 위험 요인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저혈압과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은 상대적으로 연구가 많지 않았다.

미국 미시간공과대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와 미국 ‘올 오브 어스(All of Us)’ 연구 프로젝트에 등록된 성인 약 79만 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고혈압, 저혈압, 심부전, 심방세동, 뇌졸중, 심근경색 등 10가지 심혈관 질환과 위험요인, 그리고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이후 연령, 흡연, 신체 활동, 2형 당뇨병 유무 등 생활습관 및 건강 요인을 보정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각종 위험 요인 중 저혈압이 알츠하이머병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에서 저혈압 환자는 저혈압이 없는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약 3배 높았다. 올 오브 어스 연구에서도 저혈압 환자의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고혈압 역시 알츠하이머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 데이터베이스 모두에서 고혈압 환자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약 1.6배 높았다. 뇌졸중 병력이 있는 경우 위험은 1.5~1.85배 증가했으며, 심방세동 환자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약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심근경색의 경우 알츠하이머병과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인종별 차이도 확인됐다. 심혈관질환과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은 백인보다 흑인·히스패닉 참가자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고혈압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를 토대로 혈압 이상이나 뇌졸중 등으로 뇌 혈류가 감소하면 산소와 영양 공급이 부족해지고, 이 과정에서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 축적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건강 기록을 분석한 관찰 연구로,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의료기록 코드를 기반으로 분석해 진단이 누락되거나 잘못 기록된 사례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 주저자 미시간공과대 에일리 토일리 연구원은 “그간 저혈압은 고혈압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아 연구도 부족한 편”이라며 “알츠하이머병과 심혈관질환을 연결하는 구체적인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가 추가로 이뤄진다면, 질환 발생 이전에 개입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 협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지난 10일 게재됐다.